착공예배 드린 기독 테마파크… 알고 보니 작년 허가 취소됐다

천안시 건축 불허 확정 8개월 뒤
기독교기념관측, 착공예배 무리수
옆 부지엔 불교 사찰 추진 의혹
기념관 이사장 잇단 행보 ‘황당’

천안시 관계자가 2021년 10월 한국기독교기념관이 충남 천안시 입장면 일대에 세운 홍보 입간판 내용을 페인트로 덧칠하고 있다. 뉴시스

1조원 넘는 사업비를 들여 세계 최대 예수상을 포함해 국내 최대 기독교 테마파크를 짓겠다며 착공예배까지 마친 사업(국민일보 1월 26일자 29면 참조)이 당국의 건축허가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 주체인 (재)한국기독교기념관(이사장 황학구 장로) 측은 연락을 피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 등에 나선 목회자와 성도 등의 피해도 예상된다. 기념관 측이 기독교 테마파크 옆에 불교 사찰을 지으려 한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26일 본보 취재 결과 충남 천안시는 2019년 기독교 테마파크에 대한 건축허가를 내줬다가 지난해 4월 4일 허가를 취소했다.

앞서 천안시는 2021년 10월 “기념관이 천안시 입장면 일대에 종교시설·종교집회장 건축허가만을 얻은 상태에서 총사업비 1조800억원의 기독교 테마파크를 홍보하고 절차도 없이 사전분양을 하며 허위·과장 광고 논란을 일으켰다”며 기념관 측이 사업부지 외벽에 설치한 홍보 문구를 지우는 등 행정 조치(행정대집행)에 나서기도 했다. 천안시의 조치에 불복한 기념관 측은 충남 행정심판위원회에 천안시장을 상대로 ‘건축물 착공신고 불가처분 취소’를 청구했지만 지난해 3월 청구가 각하됐고 천안시는 건축허가 취소를 확정했다.

윤재필 천안시 건축관리팀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건축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로 공사를 진행하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이런데도 교회를 앞세워 착공예배를 드린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종교시설은커녕 예수상 건립도 현재로서는 불가하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건축허가 취소 8개월이 지난 시점인 지난달 기념관 측이 정계와 교계 등 주요 인사들을 불러모아 착공감사예배를 드린 것은 사기 등 범법 행위로 비화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기념관 측이 2년 전부터 교계를 기반으로 홍보하면서 투자에 나선 교인과 기독 연예인도 있으며, 일부는 기념관 측에 투자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팀장은 또 “같은 사업자가 기독교 테마파크 옆에 불교 사찰을 짓겠다고 건축허가를 구청에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장로 출신인 황학구 이사장의 행보 등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기념관과 함께 ‘세계 최대 예수상’ 홍보에 나서고 있는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송태섭 목사)은 “허가 취소가 사실인지 알아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송태섭 한교연 대표회장은 “회원단체의 도움 요청을 외면할 수 없어 도왔을 뿐이지 자세한 건 모른다”고 해명했다. 황 이사장은 ‘한국기독교기념관선교회’ 이름으로 한교연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현재 법인이사를 맡고 있다.

이날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 2층에 있는 기독교 테마파크 홍보관에는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건물 관리처 관계자는 “2021년 입주한 뒤 사람이 드나드는 걸 못봤고 관리비도 체납 중이라 보증금에서 차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이사장은 취재가 시작되자 “잠시 후 연락드리겠다”고 말한 뒤 연락을 끊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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