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조두순, 출소해도 거주지 제한… 한국형 제시카법 5월 발의

고위험 성범죄자, 학교 500m내 못 산다
주거지 제한 위헌 우려에 법원 판단
재범 위험 높을 땐 치료시설 수용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의 거주지인 경기도 화성시 한 원룸 앞에서 지난해 11월 학부모들이 강제퇴거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아동성범죄자의 주거지를 제한하는 일명 ‘제시카법’의 도입 의사를 밝힌 상태다. 뉴시스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고위험 성범죄자가 학교, 유치원 등 교육시설 500m 이내에 거주하지 못하게 하는 ‘한국형 제시카법’ 도입이 추진된다. 성범죄를 반복해 저질렀거나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범행을 한 경우 등이 대상이다.

법무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법무부 5대 핵심 추진과제’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한 다양한 대책이 있었지만, 지금까지의 대책만으론 부족했다”며 “불특정 다수를 사냥하듯이 범죄를 저지른 ‘괴물’들에게 주거제한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거주제한 내용 등이 담긴 전자장치부착법 개정안을 오는 5월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거주지 제한 반경은 최대 500m에서 사안별로 법원 결정을 받기로 했다. 법원이 수용시설이나 보호시설 거주를 지정할 경우 해당 시설은 거리 제한에 예외를 둘 계획이다. 한 장관은 주거지 제한에 위헌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는 “법원 결정에 따라 변화를 둘 수 있게 해서 우려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위험 아동 대상 성범죄자는 재판으로 치료감호 처분 없이 형이 확정됐다 하더라도 사후적으로 국립법무병원에 수용해 치료토록 하는 법안도 추진된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거주지 제한 거리 등을 법원이 결정하도록 한 것에 대해 ‘기본권 침해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 판단을 통해 결정하면 검찰 등이 판단했을 때보다 오남용 우려가 적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후적 치료감호는 이중처벌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도입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장 교수는 “어떤 특이 사정으로 재범 위험성이 높아졌는지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두순 등 성범죄자가 주거지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고려할 때 제시카법에 담긴 보호 시설 지정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역사회에서 내쫓는 국민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성범죄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법무부는 마약·조폭 수사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한 장관은 “대한민국에 깡패와 마약은 공공의 적”이라고 말했다. 출입국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출입국 이민관리청(가칭)도 올 상반기에 신설될 예정이다. 법무부는 국민 불편을 볼모로 한 불법집단행동 등 반법치 행위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법무부·법제처·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은 국정 운영을 기업 경영에 빗대며 헌법 수호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세 기관에 대해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헌법을 수호하는 기관”이라며 “많은 CEO(최고경영자)가 자기 기업이 지향하는 비전과 가치를 생각하고, 그것을 직원들과 거래처 등에 알리고 전파해야 기업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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