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결핍이나 신경·근육질환 등 기저질환 있으면 접종 필요

영유아 코로나 백신 맞혀야 하나

미국의 영유아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장면. 전문가들은 해당 연령대 자녀의 상황에 맞춰 선택적으로 접종 여부를 판단하되, 면역결핍·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백신을 맞히도록 권고한다. 뉴욕타임스·게티이미지

보건당국이 생후 6개월~4세 대상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해당 연령대 자녀에게 백신을 맞힐지 말지 고민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우려가 컸던 겨울철 7차 유행이 잦아들고 오미크론 하위 변이 이상의 위험한 바이러스 출현도 보고되지 않는 등 상황이 개선되고 있어 백신 접종의 실효성을 느끼지 못하는 데다 안전성 걱정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을지의대 소아감염 전문 은병욱 교수는 30일 “영유아들은 코로나에 걸리더라도 대부분 가볍게 앓고 지나가지만 1만명 중 한 명이라도 위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이제는 보호자에게 선택권이 주어졌다고 보면 된다. 자녀 상황에 맞게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면역저하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영유아들은 감염과 중증·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영유아 백신 접종을 우리보다 앞서 시작한 싱가포르의 국립아동의학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3명 중 1명은 부작용과 백신 투여량, 다른 일반 영유아 백신과의 접종 간격에 대한 우려 등으로 아이에게 코로나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의료 전문가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자녀의 코로나 백신 접종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소아과 의사들이 영유아 의료 상담 중 코로나 백신 접종을 부모에게 권고하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이 영유아 접종을 시행 중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영유아는 성인에 비해 위중증률이 낮지만 이미 접종을 시행 중인 소아(5~11세)나 청소년(12~17세) 보다는 사망·입원율이 높다. 지난해 11~12월 코로나로 인한 17세 이하 입원 환자 6678명의 51%(3401명)가 0~4세였다. 또 지금까지 코로나로 숨진 0~4세는 17명인데, 이는 확진자 10만명 당 1.49명으로 5~9세(1.05명) 10~19세(0.54명)보다 높다.

당국은 영유아의 경우 증상 발생 혹은 진단일부터 사망까지 기간이 짧아 적기에 적절한 의료조치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백신 접종에 의한 예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0~4세 사망자 17명 분석결과 진단 당일 사망이 24%(4명), 6일내 사망이 100%(17명)였다. 사망자 17명 중 17.6%(3명)가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다. 은 교수는 “만성 신경질환이나 근육질환 등을 가진 아이들이 많았지만 사망자 중에는 평소 건강했다가 코로나 걸린 후 갑자기 숨진 사례도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이 적극 권장되는 고위험군은 심각한 면역 결핍자(고용량 스테로이드 사용, 혈액암 등 항암치료 중, 면역억제제 치료 중, 장기 이식자, 중증 면역결핍질환 및 HIV 감염자 등)와 골수·조혈모세포 이식, 카티(CAR-T) 치료를 받는 경우, 만성 폐·심장·간·콩팥질환, 신경·근육질환, 중증뇌성마비·다운증후군 등을 가진 영유아 등이다.

영유아 접종에는 유일하게 국내 허가를 받은 화이자 단가 백신이 활용되며 8주 간격으로 총 3회 맞게 된다. 1회 용량은 성인 투여량의 10분의 1 수준이다. 오미크론 유행 시기 실시된 6개월~4세 대상 임상시험에서 3회 접종 완료 시 감염예방 효과는 73.2%였다. 또 미국에서 실제 접종된 59만여명의 영유아 조사 결과 대부분 일반적 이상반응(경증~중간 정도)을 보였다. 6개월~2세는 보챔 졸려함 발열 통증 식욕부진, 3~4세는 주사부위통증 피로 발열 등이 보고됐다.

코로나 백신은 영유아들이 맞게 되는 국가필수예방접종(NIP)과 동시 접종이 가능하다. 질병청은 “다른 생백신 또는 사백신과 동시 접종에 따른 면역원성이나 안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미국 캐나다에서도 동시에 맞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 교수는 “다만 접종 부위는 가급적 달리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 백신의 경우 생후 6~12개월 미만 영아는 허벅지 앞쪽, 12개월 이상 유아는 허벅지 앞쪽 혹은 어깨 삼각근에 접종한다.

영유아 접종은 30일부터 온라인 예약 접수에 들어갔다. 병원에 전화 연락해 예비명단에 등록하거나 다른 진료 목적으로 방문했다가 하는 현장 접종은 오는 13일부터 가능하다. 사전 예약자 접종은 20일부터 시작한다. 접종은 영유아 진료 및 응급상황 대처 능력이 있는 별도 지정 의료기관 1000여곳(예방접종 누리집 확인 가능)에서 이뤄진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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