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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미분양, 공공임대 활용하라” 국토 장관 “가장 저렴한 가격에 사야”

잇단 깨알 지시에 LH는 딜레마
元 “정부가 다 떠안을 단계 아냐”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미분양 주택 매입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미분양 주택을 공공임대로 활용하라’는 지시와 ‘비싸게 사선 안 된다’는 주문을 동시에 받게 되면서다. 국토교통부는 LH에 매입임대 사업 전반에 대한 감찰과 제도 개선도 지시했다.

원희룡(사진) 국토부 장관은 30일 국토부 기자실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매입임대 제도에 대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가장 저렴한 가격의 물량을 확보해서 운영해야 한다. 그럼에도 LH가 본래의 취지와 무관하게 형식적인 업무 관행대로 매입한 것은 무책임하고 무감각했다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한준 LH 사장에게 그동안 진행됐던 매입임대 사업 전반에 대해 감찰을 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원 장관이 언급한 사례는 LH가 서울 강북구의 ‘칸타빌 수유팰리스’를 분양가 대비 12% 낮은 가격에 산 데 대한 것이다. 미계약으로 15% 할인 분양에 나선 아파트를 추가 할인 없이 매입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취지다. LH는 지난달 취약계층을 위한 전세매입임대 사업을 위해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19~24㎡ 36가구를 가구당 2억1000만~2억6000만원에 샀다. 총 매입 금액은 79억4950만원이었다.

원 장관은 “대통령께서도 미분양 사태가 심각해지면 매입임대 제도와 연결해 정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라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례는) 그에 따른 지시 이행도 아니고 지난해에 결정됐던 걸 관성적으로 했기 때문에 문제가 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이 아닌 일반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미분양 주택을 전부 떠안을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도 밝혔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5만8027가구로, 12월 집계까지 더하면 미분양 주택이 6만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미분양 위험선으로 판단하는 6만2000가구에 근접한 상황이다. 이 중 준공 후 미분양은 7110가구로, 큰 변동 없이 7000가구 선을 유지하고 있다.

LH는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다. 우선 강북구 아파트의 경우 소형평형(전용 19~24㎡)은 분양가 할인 대상이 아니었고, 감정평가를 거친 가격으로 매입했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관련 예산이 한정돼 있어 할인된 수준으로 산 것인데, 제도적 개선점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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