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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3 시작?” 코인 다시 뜀박질… ‘쓴 맛’ 본 투자자는 신중

비트코인 지난달 40% 이상 올라
종잣돈 부족한 MZ세대들 솔깃
美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겹쳐


연초부터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MZ세대의 투자 관심이 다시 코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주식도 코스피·나스닥이 10%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였지만 ‘차원이 다른’ 수익률을 올리는 가상자산 시장을 외면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는 정확한 이유를 찾기 어려운 데다 2021~2022년 급상승 후 폭락이라는 뼈아픈 기억 탓에 투자할 결심을 하기는 쉽지 않다. 뜻밖의 변수에 가격이 급등락하는 가상자산의 특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한 달 새 수익률 수백 퍼센트

31일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연초부터 가상자산 가격은 널뛰기를 반복하고 있다. 시장의 지수 격으로 대표되는 비트코인은 1월 초 2117만원에서 지난 30일 오후 3시 기준 2971만원으로 40% 이상 상승했다. 비트코인의 시세를 수 배로 추종하는 소규모 ‘알트코인’의 시세 변동은 이보다 극심했다. 앱토스(+468.3%) 디센트럴랜드(+167.6%) 쓰레스홀드(+303.0%) 등 이름도 생소한 코인들의 시세가 수백 퍼센트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에만 업비트 원화 시장에 상장된 대부분의 종목들이 최소 5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코인의 급상승 곡선을 보면서 다시 들썩이는 모습이다. 앞서 가상자산거래소 빗썸 산하 빗썸경제연구소는 지난해 7월 “비트코인 반감기와 금리 인상 종료 시기 등으로 미뤄봤을 때 2022년 하반기 비트코인이 바닥을 다지고 재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은 주식과 달리 ‘채굴’이라 불리는 컴퓨터 계산 작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데, 동일한 양의 작업으로 얻을 수 있는 비트코인 양은 4년 정도 주기로 반감된다. 시장에 풀리는 비트코인 공급이 줄어드니 가격은 오르고 일부 투자자들은 이 반감기를 예측해 비트코인을 사고파는 식으로 수익을 올린다.

갑자기 왜 오르나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비트코인 상승의 핵심 요인은 인플레이션이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서서히 잡히고 있는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에 조만간 나서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1월 12일(현지시간) 발표한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직전 달 대비 0.1% 포인트 내리며 팬데믹 확산 직후인 2020년 4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정점론이 힘을 받으면서 가격이 폭락했던 가상자산이나 성장주 등에 다시 돈이 몰리지 않겠냐는 관측이 뒤따른다.

다만 코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2021년 상반기와 달리 올해에는 투자자들이 코인 시장에 선뜻 진입하기를 꺼리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집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대금은 18억8680만 달러(약 2조3200억원)에 불과했다. 2021년 5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4대 거래소 거래대금(22조원)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코인 투자자들이 ‘컴백’을 망설이는 이유는 최근 2년간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2021년 4월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가인 8199만원을 기록하며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을 일으켰다. 나 혼자만 ‘코인 잔치’에서 뒤처진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었다.

하지만 코인 시장에서 환호는 오래가지 않았다. 최고가를 경신한 직후인 2021년 5월에는 3000만원대로 폭락했다. 이후 11월 또다시 8200만원을 넘어서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폭락을 거듭해 현재는 2000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비트코인보다 시세 변동이 심한 알트코인들은 상당수가 90% 이상의 손실률을 기록해 말 그대로 ‘휴짓조각’으로 전락한 상태다.

코인 시장이 얼어붙는 과정에서 간간이 발생한 ‘데드캣 바운스’(하락장에서의 일시적 반등)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크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지난해 2월(30.1%), 3월(24.0%), 7월(30.0%) 등으로 작지 않은 상승폭을 보였지만 대세 하락장을 벗어나는 데는 실패했다.

현재 비트코인 상승세가 일부 고액 거래자를 뜻하는 ‘고래’들에 의한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도 있다. 코인 시장 특유의 폐쇄성 탓에 일부 고액 보유자가 거래를 단기간에 크게 일으킬 경우 시세는 출렁일 수 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현재 채굴된 전체 비트코인의 14.15%를 상위 97개 지갑이 보유 중이다. 고래들은 이 점을 이용해 단기간 거래로 시세를 높인 뒤 물량을 쏟아내 시세차익을 챙기는 수법을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반적인 가상자산 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비해 신중한 투자 선택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긴축 완화 등에 힘입어 비트코인 시세가 긍정적인 궤적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대형 거래소의 추가적인 파산이나 새로운 대체자산의 등장 등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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