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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기 외부인의 시선으로 본다면… 예수는 선동가?

그리스도 이야기
스캇 맥나이트, 필립 로 지음
이지혜 옮김/비아토르

‘그리스도 이야기’의 공동 저자인 신약학자 맥나이트는 “외부인이 본 예수는 ‘세상을 개종하려고 모든 도전자에 맞선 열성적인 선동가’에 가까웠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진은 이탈리아 로마의 원형경기장 콜로세움에 세워진 십자가. 게티이미지뱅크

“이 무렵에 예수라는 현자가 나타난다. 그는 놀라운 일들을 행했고 그 진리를 흔쾌히 받아들인 이들에게 교사였다. (그는) 많은 유대인뿐 아니라 그리스인도 끌어들였다.…지금도 그의 이름을 딴 ‘그리스도인’이라는 족속은 사라지지 않았다.”

유대인 역사가 플라비우스 요세푸스가 남긴 예수에 관한 기록이다. 1세기 당시 로마에 거주하며 ‘유대고대사’ 등을 남긴 그는 책에 꽤 긴 분량을 할애해 예수를 언급했다. 요세푸스는 기록에서 “우리 지도자들의 맹렬한 비난에 따르면 빌라도가 (예수에게) 십자가형을 선고했을 때 처음부터 그를 사랑한 사람들은 (예수를 따르길) 멈추지 않았다”며 유대인의 시선으로 예수와 그의 추종자를 묘사한다.

요세푸스처럼 기독교 내부자가 아닌 외부인의 눈으로 바라본 예수는 어떤 모습일까. 초기 기독교 역사와 역사적 예수를 주로 연구한 신약학자 맥나이트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맥나이트가 집필한 전반부에선 예수가 등장한 복음서의 신뢰성을 따져보며 1세기 유대인의 종교관과 예수의 핵심 주장 등을 살핀다. 특기할 만한 부분은 복음서에 근거해 외부인의 시선으로 예수의 주요 특징을 분석한 대목이다. 예수를 반대했던 1세기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에게 예수는 ‘맘제르’(사생아)였다. ‘술고래에 식충이’였으며 하나님의 아들을 자처하는 ‘신성모독자’였다. 반면 당대 일반 대중에게 예수는 민족을 구할 ‘선지자’로 통했다. 박식한 율법 지식은 물론이요, 유대교 지도자의 위선을 재치 있게 고발하는 입담도 갖췄다. 이적과 카리스마로 수천 명의 군중을 휘어잡는 능력 또한 빼어났다.

이런 특성만 보면 예수는 오늘날 기준으로 영락없는 ‘활동가’나 ‘선동가’다. 맥나이트는 말한다. “내가 세상을 개종하려고 모든 도전자에 맞선 열성적인 선동가로 예수의 모습을 그렸다면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그분을 멀리서 지켜봤을 때 외부인이 봤을 법한 두드러진 점이다.”

20년 경력의 노련한 출판인 필립 로가 쓴 후반부는 사복음서 속 예수의 행적을 현대인의 언어로 재구성한 것이다. 전반부에서 접한 맥나이트의 관점 덕에 익숙한 내용임에도 새롭게 읽힌다.

“서기 30년쯤 갈릴리 바다에서 우연히 예수를 만난 뒤 ‘로마일보’에 기사를 송고하는 1세기 목격자”란 ‘부캐’(부캐릭터·또 다른 자아)의 눈으로 예수의 일생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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