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상·납골당·테마파크… 감언에 휘둘린 교계 민낯

한국교회연합 임원들과 한국기독교기념관 관계자들이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세계최대 예수상’ 건립을 내세우며 관련 홍보관 및 예수조형물 착공 감사예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이 추진 중인 사업은 당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유튜브 캡처

‘예수상·납골당·기독교 테마파크….’

건축허가조차 받지 못할 정도로 허술하게 포장된 사업이 수년 동안 거리낌없이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가 뭘까. ‘사기성이 짙다’는 의혹에도 전국에 홍보관을 열고 투자까지 받는 데 교계가 보호막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9년 ‘세계 최대 예수상’ 관련 첫 사업설명회가 열린 곳도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교단 총회 본부였다. 당시 이 교단 남선교회전국연합회 주도로 사업설명회가 진행됐다. 이 교단 소속 교회 서리집사였던 황학구 한국기독교기념관 이사장은 이듬해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인 경기도 성남의 한 교회에서 느닷없이 장로 직함을 얻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교계 인사’ 감투를 쓰고 활동하게 된 계기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송태섭 목사)을 만난 것도 이즈음으로 보인다.

한교연은 2020년 4월 27일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기념관 서울사무소’ 감사예배 때부터 기념관 측과 한 배를 탔다. 예배의 모든 순서자가 한교연 임원이었다. 지난해 12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기념관 홍보관·예수 조형물 착공 감사예배’ 행사도 한교연이 앞장섰다. 이날 예배에서 사회자로 나선 최귀수 목사를 비롯한 순서자 모두가 현직 한교연 사무총장, 상임회장, 공동회장이었다.

당시 송태섭 대표회장이 설교 석상에서 꺼낸 발언은 낯뜨거울 정도다. 그는 “황학구 이사장이 분명한 역사의식과 사명을 가지고 다음세대를 위해 나섰다”면서 “기념관 건립을 발표한 뒤 여러 가지로 방해하는 이들이 많은데 느헤미야가 끝까지 성전을 건축해낸 것처럼,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니 포기하지 말고 이뤄내길 바란다. 끝까지 한교연이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기관이 사실상 한몸이라는 걸 선포한 셈이다. 이날 예배에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을 비롯해 여러 인사가 참석해 축사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한교연과 정치인들모두 “(사업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항변했다. 송 대표회장은 “한국기독교기념관이 한교연 회원단체이기 때문에 착공예배 등 관심을 보인 것이지 사업 자체는 잘 모른다”고 발뺌했다. 윤 의원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독교 테마파크는 잘 모르고 한교연이 요청해와 인사한 게 전부”라면서 “건축허가가 취소됐다거나 사업적인 면은 전혀 모르고 착공예배 때 틀어준 홍보 동영상에 근거해 사업이 잘되길 바랐을 뿐”이라고 답했다.

박종순 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은 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교회 주변에는 늘 사기꾼이 있다”면서 “목사나 장로 같은 교회 지도자가 이들과 협력하는 등 부화뇌동해서는 안 된다. 교인들이 미혹되지 않도록 늘 경계하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창일 기자, 김동규 인턴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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