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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아시안게임에 러시아가?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하계아시안게임은 아시아 국가들의 스포츠 축제로 4년마다 열린다. 제2차 대전 후 아시아 각국의 우호 증진과 세계 평화에 기여할 목적으로 창설됐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주관한다. 1회 대회는 1951년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됐다. 19회 대회가 지난해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려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올해 9월로 연기됐다. 동계아시안게임은 1986년 첫 대회가 개최된 이래 2017년 일본 삿포로에서 8회 대회를 마쳤다.

아시안게임에 다른 대륙 국가가 참가한 적은 딱 한 번 있었다. 2017년 삿포로 동계 대회다. 오세아니아의 호주와 뉴질랜드 선수들이 출전했다. 호주 측 요청을 OCA가 받아들였다. 단, ‘초청 선수’ 자격으로 개인전 출전만 허용됐고 3위 안에 들어도 메달은 받을 수 없었다. 호주가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일원이 되는 등 아시아 대회 출전이 늘고 있어 삿포로 대회 참가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근데 유럽 대륙의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그 전쟁에 조력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퇴출된 두 나라 아닌가. 두 나라는 6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유러피언게임에도 출전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돌연 입장을 바꿔 중립단체 소속으로 두 나라 선수들의 2024 파리올림픽 참가를 용인하고, OCA 역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양국 선수 500명을 초청하기로 한 뒤 회원국에 일방 통보했다니 황당하기만 하다.

OCA는 두 나라 선수들이 순위에 들더라도 참가 메달만 주고, 아시아 선수들이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는 데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으나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특히 OCA의 이번 조치는 두 나라 선수의 올림픽 출전 자격에 필요한 종목별 기록·랭킹 관리를 위해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럽 국가가 왜 아시아 스포츠 축제에 참가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어떤 명분도 찾을 수 없다. 유럽 국가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외교 분쟁으로 비화돼 올림픽 보이콧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겠다. IOC와 OCA가 자초한 ‘정치적 논란’이다.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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