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 한파… 벼랑 끝 자영업자 리볼빙에 몰렸다

5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 5%대로
저신용 업자는 이마저도 이용 못해
전문가 “금융 취약층 지원 늘려야”

지난 12일 서울 한 은행 창구에서 시민들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의 개인 사업자(자영업자) 신용대출 금리가 1년 새 연 3%대에서 5%대로 2% 포인트가량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자영업자는 사정이 비교적 나은 편이다. 신용도가 낮아 은행 대출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기댈 곳은 금리가 연 20%에 육박하는 신용카드 리볼빙(결제 금액 일부 이월)과 현금 서비스뿐이다.

1일 국민일보가 은행연합회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5대 시중은행 자영업자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5.9%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5.1%, NH농협은행 5.6%, KB국민·우리은행 5.1%, 신한은행 6.8%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1년 전(2021년 4분기)까지만 해도 이들 은행의 자영업자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3.8%에 불과했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연 3.8%로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3분기(4.5%)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자영업자 신용대출 금리는 준거 금리(은행채 금리)에 가산 금리를 더한 뒤 우대 금리를 빼는 식으로 산정된다. 지난해 첫 거래일이었던 1월 3일 연 1.6%였던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4.3%까지 급등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파고를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은행 대출을 이용할 수 없는 중·저신용 자영업자는 훨씬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말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7대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5.1%였다. 은행 대출보다 금리가 10% 포인트가량 높지만 이마저도 아무나 끌어다 쓸 수는 없다. 대출 규제가 강해져 지난해 1월부터 카드론 이용액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연 소득의 절반을 은행과 카드사, 보험사 등 제2 금융권에서 빌린 돈을 갚는 데 쓰고 있는 자영업자는 카드론조차 이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신용도가 낮고 소득에도 여유가 없는 자영업자는 카드론보다 금리가 높은 카드 리볼빙과 현금 서비스로 몰렸다. 지난해 7대 카드사와 BC·NH농협카드의 카드론 누적 이용액은 45조1790억원으로 전년(50조7600억원) 대비 5조5810억원(11%) 감소했다. 반면 카드 리볼빙 잔액은 6조1450억원에서 7조3570억원으로 1조2120억원(19.7%) 증가했다. 현금 서비스 누적 이용액은 50조7600억원에서 56조6360억원으로 5조8760억원(11.6%) 늘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 등이 고금리 상품에 몰리는 것을 두고 카드론을 DSR 규제에 포함한 데 따른 ‘풍선 효과’라고 진단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강화한 DSR 규제가 오히려 중저신용자 부채의 질을 더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식별 과정을 거쳐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금융 취약층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