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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무역적자 127억달러 역대 최대… 반도체 수출 ‘반토막’

작년 3월 이후 11개월 연속 적자
추경호 “계절적 영향… 개선될 것”

국민일보DB

새해 첫 달부터 15조원(126억9000만 달러)이 넘는 사상 최대의 무역 적자가 발생했다. 월간 무역 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수출 감소세는 4개월째 이어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반 토막 난 탓이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역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16.6% 감소한 462억7000만 달러(약 56조9907억원)로 집계됐다. 지난달 수입은 2.6% 줄어든 589억6000만 달러(72조6328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 달러(약 15조6594억원) 적자였다.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졌다. 무역 적자가 11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게다가 적자 규모는 전월(46억9000만 달러) 대비 약 2.7배 불어났다. 종전 적자 최대치인 지난해 8월(94억3000만 달러) 기록을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적자가 심화한 것은 4개월째 이어진 수출 감소 영향이 컸다. 4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 수출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라 전년 대비 44.5% 급감했다. 1월 수출 감소분의 약 52%를 차지했다. 철강(-25.9%) 석유화학(-25.0%) 수출도 글로벌 수요 둔화 악재에 따라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중국(-31.4%)과 아세안(-19.8%)으로의 수출이 크게 줄었다.

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이 늘어난 점도 무역수지 악화의 한 원인이었다. 3대 에너지(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157억9000만 달러(약 19조4406억원)로 전체 수입액의 26.8%를 차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가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며 원유 수입은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동절기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위해 가스·석탄 수입은 확대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무역 적자 상황이 엄중하다고 보고 적극 대응에 나섰다. 방산·원전·인프라의 수출금융 지원 목표를 지난해 9조3000억원에서 올해 20조원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재정경제금융관 간담회를 열고 “향후 무역수지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1월을 지나면서 계절적 요인이 축소되고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이 다시 살아나지 않을 경우 무역 적자의 가시밭길은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뒤따른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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