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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외로움의 반대말은 없다

서윤경 종교부 차장


표준국어대사전은 외로움을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이라 정의한다. 그닥 어렵지 않은 이 단어의 의미를 알려고 사전까지 찾은 데는 지난 1일부터 시작한 ‘교회, 외로움을 돌보다’ 시리즈 때문이다. 여기서 든 의문. 외로움의 반대말은 무엇일까였다. 어디에서도 외로움의 반대말은 찾을 수 없었다. 한글만이 아니었다. 영어도 다르지 않았다.

‘외로움의 반대말은 없다’는 걸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들은 반대말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사회신경과학 분야 창시자인 존 카치오포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 등이 공동집필한 ‘인간은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Loneliness)’에선 외로움을 사회적 고립에 대한 지각으로 보고 반대말로 ‘사회적 유대감’이라 정의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프랑스 파리 생탄병원 전문의 크리스토프 앙드레는 ‘내면의 삶을 보고 외부로 나가자’라는 자신의 책에서 반대말을 쉽게 규정하지 못하면서 대신 ‘함께하기’ ‘동반’ 정도로 적었다. 가수 아이유는 언론 인터뷰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외로움의 반대말을 찾고 있다”는 얘기를 여러 번 했다.

어찌 됐건 그들의 노력과 달리 결론은 ‘외로움의 반대말은 없다’는 것이었다. 대신 친구 유대 교류 소통 등이 외로움과 반대되는 개념의 단어들로 거론됐다. 영어 역시 다르지 않았다. 외로움을 뜻하는 Loneliness와 반대되는 단어로 동료애(Companionship) 소속감(Connectedness) 행복(Happiness) 친화력(Congeniality)부터 거주지(Habitation)까지 다양하게 제시됐다.

개연성 없이 열거된 듯 보이는 단어들이 외로움의 반대말로 연결되는 이유를 짐작할 만하게 하는 게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다니엘 러셀이 1996년 개발한 UCLA 외로움 척도(UCLA LONELINESS SCALE) 지수 항목이다. 이 지수는 20개 질문으로 개인의 주관적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파악해 외로움의 정도를 판단한다. 조사 참여자는 각 질문에 1점(전혀 없음)~4점(자주) 중 하나를 선택하고 이를 합산한다. 합산 점수가 낮을수록 외로움 지수가 낮고 높을수록 외로움 강도도 높다. 그런데 20개 질문 특성은 외로움의 반대말이라며 나열된 단어들과 유사하다. 사회성을 물어보더니 개인의 성격을 묻기도 한다. 이는 소통전문가 표영호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단 한순간도 외롭지 않은 날이 없기에 외로움은 반대말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과 연결된다.

이번에 기획을 준비하면서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는 UCLA 외로움 척도로 한국인의 평균 외로움 지수를 확인했다. 평균 42.2점이었다. 저단계 외로움·중등도 외로움·중고도 외로움·고단계 외로움 등 4단계 중 일상생활이 가능한 중등도 수준이다. 외로움과 종교의 상관관계를 찾기 위한 기획 의도에 맞춰 종교의 유무에 따라 질문을 던졌다. 눈길을 끄는 조사가 있다. 종교가 없는 사람들 중 14%는 외로울 때 종교에 의지하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종교가 없음에도 종교 안에서 외로움의 반대말을 찾고자 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성경에 대한 궁금증을 알려주는 미국의 기독교 관련 사이트 갓퀘스천(GotQuestions)은 외로움의 원인이 무엇이든 치료법은 언제나 동일하다며 성경 속 말씀을 제시한다. 그리스도께서는 ‘형제보다 친밀’하시고(잠언 18:24),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친구이시며(요한복음 15:13~15),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세상 끝까지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신(마태복음 28:20) 분이라고 했다.

3개월여간 진행되는 기획시리즈는 외로움의 시대에 교회를 비롯한 종교단체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인가를 찾는 과정이지만 어쩌면 성경은 이미 그 답을 알려주고 있는 듯하다. 사전에서도 정의하지 못한 외로움의 반대말 말이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다.

서윤경 종교부 차장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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