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中 기업, 北·이란에 핵·미사일 물품 수출”

“불법 자금 유통, 돈 세탁도 관여”
中의 파키스탄 원전 건설도 우려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 도심의 한 대형 건물 화면에 정부 선전물이 걸려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 기업들이 북한과 이란에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물품을 수출하고 불법 돈세탁에 관여하고 있다는 미국 의회 보고서가 나왔다. 중국 정부의 비확산 방침에도 불구하고 정부 통제 안에 있는 민간 영역에서 다른 나라의 무기 개발을 지원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1일(현지시간) 공개한 ‘중국의 핵·미사일 확산’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는 명백하게 핵·미사일 관련 물품 수출에 대한 직접적인 관여를 끝냈지만 중국에 기반을 둔 기업과 개인은 계속해서 북한과 이란에 이들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 기업이 불법 자금 유통이나 돈세탁 등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CRS는 중국이 1980년대 언제든지 다른 화폐로 바꿀 수 있는 경화를 확보하기 위해 핵 물질을 수출했지만 92년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을 전후해 정부 차원의 관여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CRS는 또 미 국무부의 2019년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기업은 2018년에도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규제 대상 물품과 관련 기술을 북한 이란 시리아 파키스탄에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 정부에 이러한 행위를 조사해 중단시킬 것을 요청했지만 대부분 사례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알렉스 웡 전 국무부 부차관보는 2020년 “중국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 조달을 위한 20명 이상의 대리인이 있다”며 “미국이 중국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음에도 중국 정부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MTCR은 미사일 확산 방지를 위해 87년 미국 등 서방 7개국이 설립한 다자간 협의체로 사정거리 300㎞ 이상, 탄두 중량 500㎏ 이상의 미사일 완제품과 부품, 기술 등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대량살상무기(WMD) 발사 시스템은 거리와 무게에 관계없이 통제 대상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통제 대상 무기와 기술을 북한 이란 시리아에 제공한 중국 기업과 개인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CRS는 중국이 우방인 파키스탄에서 추진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원자력공급국그룹(NSG)은 모든 핵 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지 않은 파키스탄과 같은 국가에 원전 건설을 금지하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이 NSG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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