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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1년… 우크라 교회 등 기독교 시설 494곳 파괴

인권단체 종교자유연구소 공개

키이우와 동부지역 피해 심각
무너진 시설 3분의 1이 교회
러군, 군사 기지 등으로 사용

지난달 중순 촬영된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한 교회의 모습. 지난해 5월 러시아군 포격에 건물 외벽이 처참히 무너져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침공 1년째를 앞두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교회와 신학 기관, 유적지 등 기독교 시설 500곳 정도가 지난 1년간 무너지거나 파괴, 약탈 등 공격당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독교에 기반한 인권단체인 종교자유연구소(Institute for Religious Freedom·IRF)가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지 기독교 시설의 피해는 494곳으로 심각했다. 수도 키이우 70곳을 제외하면 피해 기독교 시설 대부분은 동부에 해당했다. 동남부 도네츠크에서 120여곳이 붕괴됐으며, 이와 인접한 루한스크에서도 70곳 이상이 파괴됐다. 동부 하리키우에서도 50개 이상의 기독교 시설이 무너졌다.

기독교 시설 피해 가운데 3분의 1이 교회일 정도로 러시아는 교회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고 IRF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정교회 교회가 최소 143곳이 파괴되는 등 가장 큰 피해를 당했고 개신교인 복음주의 기독교 교회가 75곳, 복음주의 침례교의 기도원 49곳이 붕괴됐다. 오는 24일이면 러시아의 침공 1년이 되는데, 특히 지난해 7월 이후 기독교 시설 피해는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기독교에 대한 표적 공격이 늘어났다고 IRF는 강조했다.

IRF는 기독교 시설 피해가 큰 이유를 두 가지로 분석했다. 하나는 러시아가 기독교 시설을 침략해 군사 기지 등 거점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러시아군과 정보기관이 러시아의 가장 큰 교단인 러시아 정교회의 적으로 여겨지는 우크라이나 정교회 등을 현지 국민의 정체성이라고 판단한다는 게 또 다른 결론이다. 기독교 국가인 우크라이나는 인구의 78%정도가 우크라이나 정교회, 10%가 로마 가톨릭, 5%가 복음주의 신자다.

IRF는 이번 조사 결과를 지난 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폐막한 IRF 정상회의에서도 발표했다. 타브리스키 기독교 연구소의 발렌틴 시니 총장은 이 정상회의에서 “한 러시아 장교가 우리 연구소 직원에게 당신 같은 복음주의 성도는 ‘미국 스파이’이기 때문에 완전히 없애야 한다”며 총격 위협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 단체는 러시아군에 의해 기관을 잃었고 폴란드로 거처를 옮겼다.

기독교 지도자에 대한 공격 피해 진술도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멜리토폴의 생명의말씀교회 드미트리 보드유 목사는 “러시아군이 교회를 접수하고, 나를 감옥에 가뒀으며 살해 협박을 당했다”며 “당시 나 말고도 다른 기독교 성직자 2명이 3개월 동안 수감돼 고문당했다”고 전했다. IRF는 지난해 2월 말부터 약 5개월간 기독교 지도자의 불법 구금이 20건에 달한다고 전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황수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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