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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조민 대 정유라

태원준 논설위원


아직 조민씨가 대꾸하지 않았지만, 정유라씨는 그에게 말 걸기를 계속하려는 듯하다. 6일 SNS에서 격한 감정을 드러내더니 여러 댓글로 말을 이어가고 있다. 조씨가 유튜브에서 “(내게) 의사 자질이 충분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언급한 대목이 그를 자극한 것 같다. 정씨는 “내 승마선수 자질은 뭐가 부족해서 네 아빠는 나한테 그랬을까 ㅋㅋ 웃고 간다”고 썼다. 경쟁 심리의 발동인지, 억하심정의 분출인지 잘 모르겠는데, 그는 조씨에 대한 ‘비교우위’를 주장했다. “네 욕이 많겠냐, 내 욕이 많겠냐. 네가 억울할까, 내가 억울할까.”

최서원(최순실)씨의 딸 정씨와 조국 전 법무장관의 딸 조씨. 우열을 떠나, 이런 비교가 성립할 만큼 여러 공통점을 가졌다. 둘 다 정권 실력자의 자녀였고, 입시비리 수혜자였으며, 들통 나 학위를 박탈당했고, 엄마가 옥살이 중이다.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정씨는 직접 감옥에 갔고(조씨는 불기소), 처음부터 얼굴이 공개됐고(조씨는 3년 만에 스스로 공개), 조씨처럼 편들어주는 지지자가 없었다는 것 정도. 이 차이가 억울했는지 그는 지난해 어느 인터뷰에서 “조민 불쌍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했다.

이들이 등장한 국정농단과 조국 사태는 각각 보수→진보, 진보→보수 정권교체의 시발점이었다. 이는 진영 갈등을 격화시켜 한국 사회를 둘로 갈라지게 했는데, 같은 날 나란히 입을 연 두 사람도 각자의 진영에 서 있는 듯했다. 정씨는 “좌파가 뭐라 해도…” 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난했고, 조씨는 김어준의 방송을 택해 “우리 가족에게만 너무 가혹했다”며 검찰을 공격했다.

이날 두 사람 모두 ‘공정’을 말했다. “불공정은 댁이 아직 의사 하는 거고… 내 메달은 위조 아니다.”(정씨) “검찰은 자기 가족에게도 같은 잣대를 적용하는가.”(조씨) 부모의 온갖 불법에 정씨는 삼성이 준 말을 탔고, 조씨는 의사가 됐다. 박근혜 문재인 정권에서 불공정의 아이콘이 된 둘이 “난 떳떳하다. 검찰은 공정하냐”(조씨) “내가 억울하다. 불공정은 너”(정씨) 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참… 당황스럽다.

태원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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