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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오가는 통로 확대” vs “외국 투기자본 놀이터 우려”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글로벌 수준의 시장접근성 제고를 위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주제로 열린 서울외환시장 운영협의회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정부가 기대하는 외환시장 개방 효과는 ‘실시간 외환 공급 확대’다. 외환이 오가는 통로를 넓히고 보완해 거래량과 실수요 증가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해외 자본 영향력이 커지고 시장 변동성을 오히려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해 환율 변동성을 줄이겠다는 정부 취지와는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외환거래 시간 확대에 따른 부작용으로 지목됐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 중 외환거래시장 마감 시간이 오후 3시30분에서 런던 금융시장 마감 시간인 오전 2시로 연장된다. 이렇게 되면 유동성이 적은 밤 시간대에 역외기관을 통한 대량의 외환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 국내 기준으로 보면 밤사이 환율 변동성을 뒤흔드는 이벤트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환차익에 투자하는 국내 개미들이 늘어나는 추세에서 이 같은 이벤트는 이른바 ‘환개미’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국제결제은행(BIS) 주관 세계 외환 및 장외파생상품 시장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4월 기준 한국의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680억 달러를 기록했다. 거래가 가장 큰 영국(3억7550억 달러)이나 미국(1억9120억 달러)에 비교하기도 어려운 규모다. 이 자금 중 일부만 국내 외환시장에 유입돼도 시장 변동성은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우려를 고려해 인가를 받은 해외 소재 금융기관(RFI)에 대해서만 국내 은행 간 시장 참여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RFI에 대해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보유액 비율을 뜻하는 ‘선물환 포지션’을 일정 한도 내로 묶는 방안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일종의 위기대응 계획으로, 과도한 외환 차입을 막는 장치가 될 수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투기성 자본이 많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등과 달리 거래 후 원화를 보유하는 시장이 열리는 만큼 투기보다는 실수요자 중심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규모 외환 자금을 다룬 경험이 축적된 글로벌 투자사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할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외환 파생시장까지 열리게 되면 우려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송대근 한은 외환업무부장은 “(외국 금융사에) 자격 제한을 두고, 인가 과정에서도 여러 의무 사항을 부여할 것이기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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