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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UAE 국부펀드, 작년 10~11월 한국 금융시장 다 훑고 갔다

미·영서 금융 전공한 인재 내한
윤 대통령 방문 전 미리 파악
300억 달러… 지분투자 형태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한-UAE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관계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문에 앞서 한국을 방문해 국내 금융 시장 현황을 미리 파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UAE는 이 결과를 토대로 한국에 역대 최대 규모인 300억 달러(약 37조7580억원)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100% 금융 투자 형태인 이 자금은 성장 가능성 큰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 형태가 될 예정이다. 경영권 참여를 안 하고 투자만 한 뒤 이익을 배분받는 방식이다. 다만 어떤 기업이 수혜를 받게 될지는 미정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관계자들은 지난해 10~11월 한국을 방문해 다수의 금융사 및 투자은행(IB) 관계자들과 미팅을 가졌다. 이들은 국내에서 운용 중인 사모펀드 현황 등을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UAE 아부다비에서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3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을 때만 해도 한국 정부는 예상치 못한 투자 규모라고 입장을 밝혔었다. 하지만 실상은 UAE가 냉정하게 시장 평가를 거쳐 내놓은 ‘가격표’였던 셈이다.

UAE의 한국 투자액은 타국과 비교해도 규모가 크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한국 투자 결정 이전 무바달라의 국가 간 역대 최대 투자액은 영국에 투자한 100억 파운드(약 15조1674억원)였다. 중국(50억 달러·6조2930억원)이나 프랑스(15억 유로·약 2조259억원)에 비하면 최소 6배 이상 큰 규모다. 금융권 관계자는 “무바달라 관계자들은 대부분 미국·영국 등에서 금융을 전공한 인재들, 소위 말해 선수들”이라며 “그만큼 이들이 한국시장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UAE의 300억 달러 투자방식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약속한 투자와는 형태가 다르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해 11월 한국 방문 당시 언급한 300억 달러 투자 중 금융 투자는 에쓰오일에 대한 70억 달러(약 8조8235억원) 투자뿐이다. 나머지는 기업과의 업무협약(MOU) 형태로 투자를 약속했다. 본계약 체결 전에는 현실화하지 않는 투자인 만큼 UAE 사례와 다르다는 평가다.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UAE의 투자 형태는 지분 투자가 될 공산이 크다. 국내 연기금처럼 유한책임투자자(LP·Limited Partner)로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에는 간섭하지 않는 형태의 투자이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긍정적 측면이 크게 부각된다.

다만 무바달라 자금 300억 달러가 어떤 기업에 투자될지는 현재로선 결정된 바가 없다. 무바달라가 국내 기업 중 실사를 거쳐 투자 매력이 높은 기업을 선정하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어디 투자될지는 확정된 바 없지만 약속한 투자금이 100% 투자된다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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