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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빈곤 문제 푸는 스타트업… “문제 속에 새 시장 있다”

기업 블루포인트, 포럼 개최
투자자 포함 200명 넘게 모여
“문제적 접근, 고객 중심 돼야”

게티이미지

‘인구 문제를 푸는 실마리.’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2층 미팅룸 앞에 세워진 배너의 글귀다. 공공기관이나 국회에서 개최한 세미나 제목 같아 보이는 데, 사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 기업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서 가져다 놓은 것이다. 블루포인트는 이날 스타트업이 인구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자세히 보면 배너 위쪽에 ‘스타트업’이라고 조그맣게 적혀 있었다.

포럼에는 스타트업 관계자뿐 아니라 투자자를 포함해 200여명이 모였다. 공공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인구 문제에 스타트업이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이용관 블루포인트 대표는 “그동안 우리는 인구 문제를 ‘문제’로만 인식해왔다. 다르게 보면 인구구조 변화 속에 새로운 시장 기회가 있다. 인구에 대한 문제적 접근을 고객 중심적으로 바꿔야 한다. 스타트업은 여기 특화돼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크기는 곧 시장의 크기”

연금고갈,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를 둘러싼 문제는 크고 방대하다. 이 대표는 “문제의 크기는 곧 시장의 크기다. 문제의 어려운 정도는 시장 수익성과 비례한다”면서 “우리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인구 문제)는 가장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시장은 크고 수익성도 굉장히 좋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접근의 차이’를 언급했다.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로 접근할 것인지, 아니면 성장 가능한 시장으로 접근할 것인지를 놓고 해법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는 “가치를 강조하면 고객에게 너무 무겁고 욕망과 거리가 멀게 느껴질 수 있다”며 어떤 가치에 대한 메시지가 아닌 사람들의 ‘힙한 욕망’을 겨냥한 스타트업의 접근 방식을 언급했다.

단적인 예로 테슬라를 들었다. 이 대표는 “사실 세계 최초로 상용 전기차를 만든 곳은 GM이다. 경제성, 기후위기 가치를 중심으로 EV1을 내놨다. 하지만 4, 5년 뒤 만든 전기차를 전량 회수·폐기했다. 반면 테슬라는 접근 방식이 GM과 달랐다. 노트북용 배터리 6800개를 모아 ‘스포츠카’를 만든다. 사람들의 힙한 욕망을 건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는) 기후 위기라는 메시지를 다른 식으로 풀었다”며 “인구문제도 이처럼 돌려서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구문제 해결 같은 거창함 보단 …”

포럼에선 5개 스타트업이 등장해 인구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공통적인 건 스타트업을 시작함에 있어 ‘인구 문제를 우리가 해결해야지’라는 ‘거창한 동기’는 없다는 것이다.

시니어 패션 콘텐츠 스타트업 ‘더뉴그레이’의 시작은 “외국엔 멋진 할아버지가 있는데 왜 한국에는 없나”라는 물음에서 시작했다. 권정현 더뉴그레이 대표는 “시니어를 케어의 대상이 아닌 사회 주체로서 바라봤다. 대부분 시니어 시장을 웰 다잉에 맞추지만, 우린 웰 에이징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공유 세컨하우스 플랫폼 ‘마이세컨플레이스’는 대학 시절 친구들과의 ‘같이 집 짓고 살자’가 불씨였다. 박찬호 마이세컨플레이스 대표는 “시골 빈집이 세컨하우스가 됐고, 죽어가던 지방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연자로 나선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정부는 인구를 하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인구정책 역시 문제를 완화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반대로 이를 기회로 볼 순 없을까”라며 “인구는 계량 가능하고 예측도 가능하다. 스타트업이 늘 해왔던 시장을 분석하고 수익성을 타진하기에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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