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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살 돈도 없는데”… 청년적금 해지 속출

‘혜자’ 희망적금 반년새 30만 해약
현정부 상품 ‘도약계좌’도 회의적

연 최고 10%대 금리가 적용되는 청년희망적금이 출시된 지난해 2월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점에서 한 내방객이 안내문을 보고 있다. 뉴시스

고물가·고금리 시대가 지속되며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위해 정부가 출시한 금융상품의 인기가 급속도로 시들고 있다. 만기 2년의 청년희망적금조차 유지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현 정부 들어 출시한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회의감도 커지고 있다.

13일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청년희망적금 가입자는 256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말 출시 때(286만8000명)와 비교하면 반년 만에 30만명 이상이 적금을 해지한 셈이다. 청년희망적금은 만 19~34세 청년에게 최대 연 10% 상당의 고금리 이자를 지원해 자산 형성을 돕는다는 취지로 문재인정부에서 출시한 적금 상품이다. 은행이 제공하는 금리(약 6%)에 저축장려금(2~4%)이 주어지고 비과세 혜택까지 있어 청년들에게 ‘혜자(인심이 좋은) 상품’이라고 불렸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이 상품에 38만명 정도가 가입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작 상품이 출시되자 300만명 가까이 몰려 부랴부랴 예산을 증액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파격적인 조건에도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대출금리가 치솟으며 당장 주머니가 빈 청년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적금을 해지하고 있다. 특히 최대한 이자를 많이 받기 위해 초회차부터 최대 납입액(50만원)을 부어온 청년들이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해지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현황은 나오지 않았지만 금융권에서는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물가 상승률과 올해 초부터 시작된 ‘가스비 폭탄’ 등을 고려하면 갈수록 해지율이 급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윤석열정부가 청년희망적금 후속으로 내놓은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으로 만 19~34세 청년이 최대 월 70만원 저축 시 지원금 최대 6%를 얹어 5년 후 5000만원으로 돌려주는 상품이다. 문제는 만기와 납입액이다. 만기 2년, 최대 납입액 50만원인 청년희망적금조차 1년도 안 돼 수십만명이 중도 탈락하는 상황에서 만기 5년에 최대 납입액 70만원인 상품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아무리 금리가 높아도 실생활에 드는 비용이 치솟는 상황에서 초장기 적금을 유지할 수 있는 청년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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