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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 영상·웹툰·유머… 온라인 선교, 다양한 장르로 넓혀가야

<9> 온라인 활용한 선교 현주소와 향후 방향은

MZ세대가 SNS에서 나누는 신앙 콘텐츠는 가볍고 경쾌하다. 인기 캐릭터 '잔망 루피'가 교회친구다모여 인스타그램에 등장해 교회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서정모 목사가 인스타그램에 편집해 올린 영상 중 한 장면. 교회친구다모여·서정모 목사 제공

직장인 이부성(28)씨는 매일 왕복 1시간 출퇴근 길에 유튜브에서 설교와 찬양 영상을 챙겨본다. 여러 기독교인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말씀 묵상도 자주 나눈다. 이씨는 “SNS는 하나님을 만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라고 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짤막한 말씀을 틈틈히 보는 권지연(24·여)씨는 “SNS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느낀 적이 많다”고 고백했다.

숏폼 영상, 짤… SNS는 신앙 놀이터

스마트폰과 한 몸인 듯한 사람을 뜻하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로 분류되는 MZ세대는 SNS에서 숨쉬듯 신앙을 나눈다. 과거에도 SNS 신앙 나눔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목회자 설교나 유명인 간증이 주를 이뤘다면 요즘은 웹툰, 그림이나 설교 묵상, 기독교 명언이나 조언, 유머, 웹드라마(짧은 드라마) 등 형태가 다양하다. 짧게 핵심만 전달하는 것이 강세인데 그렇기에 직관적이고 명료하다. 특히 영상은 1~2분 내로 짧다.

SNS 신앙 콘텐츠는 ‘선교의 땅끝은 온라인이다’는 사명을 품은 듯하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통합 구독자가 35만명이 넘는 온라인 사역 단체 ‘교회친구다모여’는 하루 2~3건의 콘텐츠를 생산해 공유한다. 19~39세의 구독자가 80%에 달하는데 하루 평균 조회수는 22만여회다. 황예찬 총괄 PD는 “예상외로 설교 콘텐츠가 많이 읽힌다”며 “단 확실한 설명이나 해석이 있고 나아가 실제 행동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단체인 ‘예스히이즈’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5만명이다. 20대 여성이 주 구독자인데 대중문화에서 인기를 끈 사진이나 영상을 활용한 ‘신앙짤’이 인기가 좋다. ‘짤’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영상이나 사진을 말한다. 특히 기존 영상을 수십초 내로 재가공한 ‘숏폼’ 형식은 한 편에 최대 30만여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반응이 좋다. 박요한 대표는 “대중이 소비하기 좋은 형태로 교회 문화를 변형하니 MZ세대가 이를 대화 소재로 활용하더라”면서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서 역할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팬데믹 때 날개 단 SNS 신앙콘텐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교회가 문 닫았을 때 SNS를 시작한 목회자도 적지 않다. 기독교인 연애 등 비신자도 관심 있는 주제를 웹드라마로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 ‘종리스찬TV’의 이종찬(서울 벧엘선교교회) 전도사가 그렇다. 구독자 4만명에 가까운 그는 4년 전 큐티 영상을 공유하면서 청년들의 진짜 관심사를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원래 청년 20여명이 출석하는 교회였는데 현재는 80여명이 함께 예배를 드린다”고 했다. 새 신도 중 많은 수가 이 전도사 유튜브를 보고 교회를 찾았다.

서울 우이중앙교회에서 청년부를 섬기는 서정모 목사는 직장 회식, 혼전 순결, 장례식 예절 등 젊은 기독교인이 궁금해하는 주제에 대해 1~2분짜리 답변 영상을 만든다. 인스타그램에 더 짧게 편집해 올린 “목사님은 얼마나 버세요” “기독교는 왜 술·담배하면 안 되나요”라는 영상은 각각 16만, 11만여명이 봤다. 서 목사는 “‘목사님 설교는 제 삶과 아무 상관 없다’는 한 청년의 쓴소리에 뭐라도 해야겠다고 시작했다”며 “처음엔 청년들이 너무 당연한 걸 물어봐서 당황한 적도 많다”고 웃었다. 서 목사 SNS를 우연히 보고 교회에 출석하는 이가 늘었고, 코로나 이전 청년 70명이 모였던 이 교회에는 현재 100명이 나온다.

온라인은 교회 동역자 돼야

“당신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있다.” 서 목사가 한 영상에서 받은 댓글이다. 서 목사는 “동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MZ세대에 다가가는 도구로 SNS를 봐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혹자는 SNS에 올라온 신앙 나눔을 두고 “너무 가볍다”거나 “교회는 안 가고 SNS만 한다”고 일침을 놓는다.

신앙 성숙에 깊이 도달하기엔 SNS 신앙 나눔엔 한계가 분명하다. 그러나 SNS가 교회를 돕는다는 ‘파라 처치(Para Church)’의 역할을 하며, 새로운 형태의 선교가 된다는 것을 반박할 이는 적다. 새로운 문화나 기술이 도입될 때마다 생기는 잡음은 SNS 사역이 감당해야 할 숙제다.

교회가 시대 변화를 인정하고 SNS와 상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독교 크리에이터 발굴·양성기관인 넥스트엠은 지난해 신학생과 다음세대 목회자를 대상으로 무료 영상 제작 아카데미를 운영했고, 65명이 유튜브에 개인 채널을 만들고 3~4개 영상을 올리는 실습을 마쳤다. 은희승 대표는 “기독교 크리에이터가 늘어나면 다음세대를 압도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며 “젊은 세대가 많이 보는 플랫폼인 스마트폰에서 다양한 장르의 기독교 콘텐츠가 등장해 세상의 시간을 뺏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문화선교연구원의 백광훈 원장은 “SNS는 MZ세대의 신앙생활에서 넛지(옆구리를 슬쩍 찌르는 효과)나 트리거(방아쇠)의 역할이 분명하다”며 “교회는 디지털이라는 시대 변화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현장만이 주는 특별한 경험 제공 등 코이노니아(교제)의 방법을 끊임없는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은정 기자 황수민 인턴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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