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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에 정치인 구원투수… 조직 변화 이끌 수 있을까

김병준 회장직무대행 내정
정부와 관계 개선 카드 분석
경제·산업 이력 없어 우려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으로 내정된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지난해 6월 국민일보가 주최한 국민공공정책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쇄신을 내세웠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직무대행으로 내정했다. 재계 안팎에선 경제·산업 분야에서 이력이 없는 김 회장이 일시적이지만 재계 대표 격인 전경련 수장 자리에 앉는 걸 놓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달리, 전경련을 개혁·혁신하는 데 외부인사가 필요하고, 김 회장이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경련은 지난 19일 김 회장을 회장직무대행으로 내정한 배경을 설명하는 자료를 배포했다. 전경련은 “현재는 비상상황으로 대대적인 혁신과 변화가 선행돼야 할 시점이라 판단했다”면서 “신망 받는 회장을 모시기에 앞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전경련을 진단하고 조직 변화를 이끌어낼 구원투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은 풍부한 경험과 학식뿐 아니라 전경련이 지향하는 자유시장 경제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혁신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이 이례적으로 김 회장 내정의 배경까지 하나하나 밝히는 이면에는 재계 안팎에서 일고 있는 잡음이 자리한다. 경제·산업 분야에서 별다른 경력이나 경험이 없는 김 회장은 정치권 인물에 가깝다. 그는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정책특보 등을 지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었다. 윤 대통령이 당선한 후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역임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정부에서 도약을 꿈꾸는 전경련이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카드로 김 회장을 선택했다고 분석한다. 전경련은 지난해 말에 있은 대통령·경제단체장 만찬, 지난달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순방 등 주요 행사에 초청을 받지 못했다. 때문에 현 정부와의 관계가 그리 원만하지 않다는 추측까지 나오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회장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만든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김 회장을 직무대행으로 추천했다. 그만큼 전경련 회장 자리를 맡을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는 뜻”이라며 “현재 이웅열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이 하던 일을 김 회장이 이어 받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오는 23일 열리는 전경련 총회에서 회원사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회장직무대행으로 전경련 개혁 작업과 차기 회장 선출을 맡는다. 회장 공석으로 외부인사가 직무대행을 맡기는 전경련 62년 역사에서 처음이다. 전경련은 회장이 정해진 임기를 끝내지 못하는 경우에만 직무대행 체제를 운영해왔다. 직무대행도 회장단에서 뽑았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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