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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예탁금 굴려 4년간 1.9조 번 증권사들, 이자율 찔금 내려

‘이자 장사’ 논란 불똥 옮겨붙자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소폭 낮춰
금감원, 안내 공시 강화 인하 유도

연합뉴스

국내 증권사들이 이른바 ‘빚투’로 불리는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줄줄이 낮추고 있다. 시장금리 하락에도 일부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금리를 올린 데 대해 금융당국이 점검에 착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에서 시작된 ‘이자 장사’ 논란의 불씨가 증권업계로 옮겨붙은 모양새다.

KB증권은 20일 신용융자 및 주식담보대출 이자율을 오는 3월 1일부터 최고금리 구간에서 현행 연 9.8%에서 0.3%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에게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일종의 단기 대출상품이다.

삼성증권도 오는 23일부터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을 중심으로 신용융자 이자율을 구간별로 0.1~0.4%포인트 인하한다. 90일을 초과하는 기간에 해당하는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는 비대면 고객(10.2%→9.8%)뿐 아니라 지점·은행 연계 계좌 고객(10.1%→9.8%)에게도 적용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4일 증권사 중 처음으로 신용거래 이자율을 낮춘다고 발표했다. 오는 28일부터 신용융자 최고구간(30일 초과) 이자율은 9.9%에서 9.5%로 0.4%포인트 낮아진다.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은 이달 안으로 이자율 인하를 검토해 확정할 방침이다.

증권사들의 금리 인하 배경에는 최근 은행권에서 시작된 금융당국의 ‘이자 장사’ 경고가 자리잡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신용융자 이율을 올린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이자율 상향 배경 등을 점검했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는 상황에서도 신용융자 이자율이 오르자 그 이유를 비롯해 가산금리 산정방식 등을 살펴본 것이다. 실제로 최근까지 신용융자 금리는 상승세였다. DB금융투자는 현행 5.76∼9.9%인 신용거래 이자율을 이달 15일부터 6.06∼10.20%로 인상했다. 유안타증권은 이달 13일부터 이자율을 0.05∼0.25%포인트씩 올렸다.


이에 금감원은 1분기 내 이자율 안내 공시를 강화해 증권사의 자발적인 이자율 인하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자율 산정 방식을 기준금리·가산금리별로 상세하게 공개하고 구체적인 이자 비용 등 추가 안내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증권사들은 일종의 ‘이자 장사’로 볼 수 있는 ‘예탁금 장사’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0곳이 2019~2022년 고객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1조871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탁금 이자 수익으로 2조4670억원을 벌었지만 고객에게 돌려준 이자는 5970억원에 불과했다. 예탁금이란 투자자가 주식을 매매하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증시 대기성 자금이다.

증권사는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 운용률에 따른 수익금을 받은 뒤 인건비 등을 공제하고 투자자에게 이용료를 지급한다. 증권사들이 예탁금을 예치해 챙긴 수익률은 0.8%~1.94% 수준이다. 그러나 이들이 고객에게 돌려주는 이용료율은 0%대 초반에 머물렀다. 증권사는 예탁금 운용에 따른 위험 부담 없이 한국증권금융에 맡기는 것만으로도 안정적인 이익을 거둔 것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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