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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방치하는 사람 의외로 많아… 공감·배려로 관심 보이자

[교회, 외로움을 돌보다] <2부> 마음 낮은 이들과의 동행 ④ 외로움, 처방전이 필요하다

서울 성산교회 전도단원들이 지난해 12월 전도활동에 나서기 전 서울 송파구 교회 앞에서 ‘당신의 이웃은 안녕하십니까’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풍납1동 주민센터 제공

‘당신은 외로울 때 무엇을 하십니까.’

국민일보는 최근 조사전문기관인 피앰아이와 함께 ‘외로움 척도 지수와 종교 상관관계’를 조사하면서 국민 2000명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예상치 못한 답이 나왔다.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5명 중 1명꼴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사실상 외로움을 방치한다는 얘기다.

사회학자들은 한국 사회에 팽배한 외로움은 사회적 상황이 만든 만큼 개인이 해결할 수 없으며 사회가 함께해야 한다는 데 주목했다. 그러면서 종교가 외로움 돌봄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기대했다. 이미 외로움 해결을 위해 행동에 나선 교회들도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사회학자들은 과도한 경쟁 사회, 가족공동체 해체, 경제 상황에 따른 계급화 등 다양한 이유가 결합되면서 ‘외로운 사회’를 부추겼다고 봤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21일 “대한민국은 가족 복지에 의존해 왔는데 최근 빠른 속도로 가족이 해체되면서 1인 가구는 가장 흔한 형태가 됐다”고 진단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극한 경쟁 시스템에서 실력주의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견고해졌다. 이로 인해 ‘정서적 고립’ 상태가 된 사람이 많다”고 했다.

경제적 문제도 외로움을 부추기는 한 요인으로 꼽혔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를 ‘외로움의 계층화’라 정의했다. 김 교수는 “청년들은 취업 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전력투구해야 하고 중년은 맞벌이건 외벌이건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최근 외신은 한국의 노인들이 쉬지 못하고 돈을 벌고 있다는 기사에 빈곤한 노년의 외로움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외로움의 이유가 다양한 만큼 대처 방식도 제각각이었다.


피앰아이 조사에 따르면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가장 많이 꼽은 건 독서 여행 등 ‘취미활동’이었다. 10명 중 5명(52.4%)이었다. 게임 등 인터넷을 활용한 오락 활동이나 운동 등 신체 활동은 각각 35.3%, 30.9%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답변은 따로 있다. ‘혼자 식사(음주)한다’(26.7%)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19.7%)는 응답자가 46.4%나 됐다. 사실상 외로운 상황에 그대로 노출된 채 별다른 활동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사회학자들은 외로움이 포용적 분위기와 취약한 사회적 보호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만큼 개인이 해결하기 힘들다고 본다. 이는 곧 외로움 방치로 이어졌다. 구 교수는 “외로움의 해결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물질과 재정적 지원만 해선 안 되고 공감과 배려를 바탕으로 도움에 나서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주목한 게 종교다. 이는 ‘종교가 없다’는 1080명 가운데 13.9%(150명)가 외로움을 느낀 뒤 종교에 관심이 생겼다는 것과 연결될 수 있다. 실제 종교 유무에 따라 외로움에 대처하는 자세도 차이를 보였다.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사람(956명) 중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사람은 23.1%(220명)였지만, ‘종교가 있다’고 한 사람(825명) 중엔 71명(15.6%)이었다. 관계 맺기를 통해 외로움을 해결하기보다 혼자 밥을 먹거나 음주한다는 사람도 종교가 없는 사람이 더 많았다. 반대로 외부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종교가 있는 사람이 3.8%로 없는 사람(1.9%)보다 두 배 정도 높았다.

교회, 외로움 돌봄의 가교

종교단체들은 외로움을 돌보는 시대가 됐음을 인식하고 있다. 교회의 경우, 이미 행동에 나선 곳들이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주민들과 일상적 접촉이 잦은 교회 사역에 주목해 협업에 나서고 있다. 김 교수는 “종교단체는 외로운 분들과 지자체, 중앙정부를 잇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메가처치 그리고 지역 기반의 작은 교회가 협업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 서현교회(이상화 목사)는 ‘야쿠르트 프레시매니저’와 협업하고 있다. 이 지역 프레시매니저는 일주일에 4차례씩 집집마다 야쿠르트를 배달하면서 기존에 배달된 야쿠르트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문을 두드려 주민의 상태를 확인한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교회로 연락을 취하기도 한다. 서울 중랑구 대광교회(박영모 목사)는 서울시립대학교 종합사회복지관과 손을 잡고 매달 첫째 주 토요일 형편이 어려운 지역 주민 120여명에게 짜장면을 배달한다.

커뮤니티 형성과 심리적 위로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공동체 기능도 한다.

서울 마포구 신생명나무교회(장헌일 목사)는 노인들의 점심 식사를 챙기는 동시에 매일 오전 노인대학을 운영한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강의를 들으며 또래 세대와 교제를 나눈 뒤 자연스럽게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정재영 실천신대 종교사회학 교수는 “소그룹이 활성화된 교회가 교회와 신앙 성장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데 교회 안에 우리만의 모임 말고 외부로 열어둔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고립된 사람을 도와주려고 해도 사회적 시선이 두려워 행정기관의 도움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교회가 교회답게 다가서는 방식을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서윤경 최기영 유경진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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