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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주3일 근무, 짱 좋아요”… 산업계 4조2교대 ‘바람’

하루 4시간 더 일해도 만족도 높아
SK에너지 휴무일 年 80일 많아져
SK이노, 창사 61년 만에 전면 도입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울산CLX 석유1공장 중질유분해시설의 수소 제조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일단 출근 하는 날이 확 줄었습니다. 하루에 4시간 더 일하는 대신 그만큼 휴일이 생기니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많아졌어요.”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에서 근무하는 권동환(39) SK에너지 계장은 2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전면 도입된 4조2교대 근무제를 이렇게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조2교대 근무제를 시범운영했다. 직원들 만족도가 높자, 지난 9일 창사 61년 만에 기존 4조3교대에서 4조2교대로 근무 형태를 바꿨다.

4조2교대는 2개조가 12시간(주·야간)씩 일하고, 나머지 2개조는 쉰다. 4조3교대는 조당 8시간(D·A·N)씩 번갈아가며 일한다. 4조2교대를 하면 기존 4조3교대보다 하루 근무시간이 4시간 늘어난다. 다만 총 근로시간은 변함 없다. 휴무일이 그만큼 늘기 때문이다. SK에너지의 경우 휴무일이 80일 정도 더 증가했다.

권 계장은 “2교대로 바뀌고 나서는 2주에 한 번 정도는 토·일요일을 쉰다. 3교대일 때 한 달에 한 번 주말에 쉴까 말까 했다. 가족이 엄청 좋아한다. 지난해 시범운영 때 가족과 캠핑만 10번 정도 간 것 같다”고 전했다.

사실상 주 3일 근무제

권 계장의 이번 주 첫 출근은 지난 21일이었다. 19~20일을 쉬었다. 22일에 일하면 다시 23~24일을 쉰다. 이번 주는 사실상 주 3일 근무와 같다. 1개 조씩 번갈아 쉬다가 2개 조가 동시에 쉬게 되면서 회사 내 동아리 활동도 활발해졌다. 권 계장은 “지난 주말에 회사 동호회 축구를 했다. 예전에는 하루 쉬고 다시 근무에 들어가다 보니 쉬는 날은 그냥 쉬기 바빴다. 인원 모으기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20명 넘게 나온다”고 했다.


걱정이 앞섰던 고연차 직원들도 익숙해질수록 4조2교대를 호평한다. 현장에서 30년 넘게 일한 정재학(58) SK에너지 HOU생산 팀장은 “하루 근무시간이 길어지니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겠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런데 익숙해지니 하루 12시간 근무가 힘들게 느껴지진 않았다”고 했다. 이어 “생각보다 4조2교대 장점이 훨씬 많은 것 같다. 젊은 직원들이 좋아할만 하다. 나 같은 경우도 쉬는 날에는 아내와 함께 관광공사가 추천한 여행지 100곳을 차례차례 다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팀장은 관리자 입장에서 현장공백 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현장 교대 타임이 3번에서 2번으로 줄었다. 그만큼 현장을 비우는 시간이 단축됐다. 안전사고 방지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취준생 기업 선택에도 영향

4조2교대 바람은 확산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이전에 에쓰오일, GS칼텍스 등이 4조2교대를 채택했다. LG화학은 시범운영 시기를 검토 중이다.


여전히 회의적 시각이 존재하고, 도입 여부를 설문했다가 부결된 사례도 있다. 그러나 4조2교대는 이미 대세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4조2교대가 직장 선택에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기도 했다. 취업 사이트를 둘러보면 ‘4조 3교대 했다가 4조 2교대 하신 분?’ ‘4조 2교대 회사 추천 좀’ 등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고민할 필요 없이 42(4조 2교대)죠’ ‘쉬는 날 푹 쉬고, 일 할 때 일하고’ 등 4조2교대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많다.

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산업계 전반에서 4조2교대가 적용되는 추세다. 도입하지 않은 회사들도 구성원 요구뿐 아니라 미래 직원들 관심이 크기 때문에 조만간 (4조2교대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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