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연체율 치솟고 사업 문호 넓어질 판… 은행, 봄날은 간다

보험사·증권사에도 사업 일부 허용
금융당국, 경쟁 촉진하려는 움직임
4대 은행 신규 연체율 1년 새 배 증가


‘실적 잔치’의 기쁨은 잠시였다. 은행권이 연일 악재를 맞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사가 은행 영역에 일부 진입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과점으로 인한 폐해를 막는다는 취지다. 설상가상으로 금리 인상 효과가 누적된 여파로 은행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며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 및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표적인 은행 영역인 지급 결제, 예금·대출 분야에 보험사와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사들이 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은행업권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은행 영업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제2금융권 등의 대형 금융사들이 들어올 경우 실질적 유효 경쟁자가 될 수 있다”며 “모든 방안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 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은행 영역의 인가를 세분화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증권사·보험사·카드사의 경우 법인 지급 결제를 허용하고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층 신용대출 비중 완화, 빅테크는 대출 비교플랫폼을 확대하는 식이다. 일부 금융사는 이미 자체 TF를 구성해 준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5대 은행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수신·대출 비교 플랫폼 확대 방안도 고려 중이다.

독과점 시장 구조 변화 움직임과 별개로 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악화일로다.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월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9%로 집계됐다. 1년 전(0.04%)보다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신규 연체율은 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월 말 기준 대출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새로운 부실 발생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신규 연체율이 늘었다는 건 대출을 갚지 못하는 차주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6월(0.04%)까지 큰 변동이 없다가 9월(0.05%) 이후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특히 연체율 상승 움직임은 가계와 기업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계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월 0.04%에서 지난달 0.07%까지 올랐다. 기업 역시 지난해 3월 0.03%까지 낮아졌지만 지난달엔 0.10%까지 치솟았다.

이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누적된 데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출 원리금 만기 연장·상환 유예 등 코로나19 금융 지원정책이 종료되면서 ‘언젠가 올 것이 온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금융 지원에 따른 정책 효과가 사라지면 지금껏 드러나지 않은 기업대출의 잠재 신용 손실이 예상 손실의 경우 1.6배(2020~2021년 기간 평균 대비), 예상외 손실이 1.3배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금리인상 기조와 코로나19 정책지원으로 맞이했던 봄날이 가고있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