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징역·벌금 대신 과태료… 기업 옥죄는 108개 경제 형벌 완화

규제혁신회의 2차 개선 과제 보고
지난 조치의 3배… 親기업 드라이브
자영업자 폐업 미신고 형량도 낮춰

한덕수 국무총리가 2일 경기도 성남 메타버스 허브센터에서 열린 ‘제3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 참석하기 전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 기업 전시부스에서 체험을 하고 있다. 이날 전략회의에선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 비대면 진료 제도화’ ‘메타버스 산업 임시기준 마련’ 등 신성장 분야 규제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 연합뉴스

기업인과 자영업자 등에게 적용되는 108개의 경제 관련 형벌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고물가에 수출 부진까지 겹쳐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 경제의 투자 활력을 높이기 위해 과도한 형벌 규정을 손보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일 경기도 성남 메타버스 허브센터에서 열린 제3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기업투자·민생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혁신’ 방안을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보고했다. 지난해 8월 1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1차 과제로 32개 규정을 선정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위축시키는 규정, 경미한 의무 이행까지 형벌로 통제하는 규정, 유사입법례에 비해 형벌이 과도한 규정을 주로 개선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경제사범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던 기존 공정거래법 조항은 시정조치를 먼저 내린 뒤 시정이 안 될 경우 형벌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개정된다. 관세청장·세관장의 조치를 위반하거나 검사를 기피했을 때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던 관세법 조항도 같은 액수의 과태료 부과로 대신한다.

범죄의 중대성은 떨어지지만 입건 수가 많아 저소득층·자영업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생활밀착형 규정 23개도 개선 과제에 포함됐다. 폐업이나 영업승계 후 1개월 내에 이를 신고하지 않은 자영업자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던 식품위생법 조항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이 조항을 징역 1년,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량을 대폭 낮출 계획이다.


정부는 최근 5년간 대검찰청 데이터베이스에 입건 사례가 등록되지 않아 사실상 사문화된 규정 23개에 대해서도 개선을 추진한다. 성능검사를 받지 않은 항공기·우주비행체 등을 사용한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항공우주산업법상 조항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번 규제혁신은 악화일로를 걷는 기업의 투자심리를 살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4% 줄면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그렸다. 운송장비 투자(15.9%)는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반도체 경기 하강 영향으로 반도체 장비 관련 투자가 6.9%나 감소한 여파다.

방 차관은 “최근 우리 경제는 글로벌 통화 긴축 등의 영향으로 실물 부문의 어려움이 확대되고 기업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정부는 과도한 경제 형벌 규정을 개선해 기업 투자와 민생경제 활력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