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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항공 맞먹는 LCC 항공권값… ‘베케플레이션’ 상륙

가파른 여행 수요에 공급 못따라가
LCC 오사카행 20만원 → 60만원 육박
업계선 “이르면 내달 말 가격 안정”

고종원(26)씨는 대학원 개강 전 친구들과 일본 홋카이도로 여행을 가기로 하고 항공권 검색을 시작했다. 팬데믹으로 미뤘던 여행을 이제야 가나 했는데 웬걸, 항공권 가격이 ‘이 돈 내고는 못 가겠다’는 수준까지 치솟아 있었다. 저비용항공사(LCC) 티켓값이 뛰면서 대형 항공사와 격차가 좁혀졌고 일부 항공권은 오히려 더 비싼 역전현상까지 나타났다.

지난달 말 항공권 가격 비교 플랫폼 스카이스캐너에서 조회하면 단거리 인기 여행지인 일본 오사카를 3월 중 오가는 LCC 항공권은 대체로 60만원대에 형성돼 있었다. 팬데믹 전에는 오사카를 보통 20만~30만원대에 갔다 올 수 있었고, 특가로는 10만원대로도 왕복이 가능했다. 6일 조회한 4월 중 왕복 항공편은 국내 LCC 최저가가 40만원 안팎으로 여전히 높았다. 여행플랫폼 여기어때가 지난달 진행한 아시아 여행 경비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71.5%)이 현재 체감 항공권 가격을 “비싸다”고 평가했다.

가격이 갑절로 뛴 항공권이지만 없어서 아쉬울 정도로 여행객이 몰리고 있다.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노선에서는 LCC 항공권 가격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보다 비싼 기현상도 벌어졌다. 오는 10일 오후 5~6시 사이 인천에서 출발하는 방콕행 왕복 가격을 지난 1일 조회했을 때 제주항공이 47만원으로 아시아나항공 45만원보다 비쌌다.


진에어 관계자는 “좌석을 대형항공사보다 전반적으로 싼값에 내놓더라도 수요가 몰리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좌석은 다 팔리고) 높은 가격대만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종의 착시라는 설명이다. 그는 “노선과 항공편수가 2019년 대비 70~80%밖에 회복하지 못한 점도 항공권 가격 상승의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유류할증료도 항공권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국제 이슈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항공권 가격이 오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년간 보릿고개를 넘은 항공업계는 그간의 영업손실을 빠르게 만회하며 만족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아시아 최대 LCC인 에어아시아그룹의 토니 페르난데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현재 항공료는 제값을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분간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는 형국으로 항공료는 상향 평준화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해외출국자가 178만2313명으로 1년 전 14만7434명의 12배로 급증한 데 비해 국제선 운항편수는 지난해 1월 5708편에서 올해 1월 2만7000편으로 약 4.7배로 늘어난 데 그쳤다. 회복세를 보이는 여행수요는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항공권 가격이 지금처럼 비싼 수준을 계속 지속할 수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앞으로 항공 노선이 증편되면 이르면 다음 달 말이나 5월부터 가격 안정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고 봤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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