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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묶인 매듭 풀었지만 직접 사과 못받아 ‘미완의 해결’

한·미·일 안보협력 다진 건 성과
‘굴욕’ 비판에도 정부 돌파 의지
피해자측 다른 소송 제기 가능성

시민들이 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 발표에 관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TV 화면에는 1998년 10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발표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6일 발표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초석을 다졌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익 차원에서 국민을 위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미·중 갈등에 따른 신냉전 가속화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조 등으로 인한 한·일 공조의 필요성이 커졌지만 그간 과거사 갈등 탓에 공조가 여의치 않았는데, 이번 해법 발표를 계기로 한·미·일 3국의 협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굴욕 외교’라는 비판 속에서도 강제징용 문제 해결이 더 늦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의지를 갖고 돌파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일 위안부 합의 파기로 인해 우리 정부가 일본에 갖고 있던 도덕적 우위를 상실한 상태에서 협상 자체가 녹록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과의 관계를 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조급함’이 일본으로부터 직접적인 사과와 피고 기업의 배상 참여 중 어느 하나도 못 받아낸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은 분명한 한계로 지적된다. 박 장관은 “새로운 사죄를 받는 게 능사는 아니다. 일본이 기존의 담화를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지만, 이것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피해자 측의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한 ‘미완의 해결책’이 한·일 관계를 언제든 악화시킬 ‘뇌관’으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피해자 측 반발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 주요 인사들의 과거사 관련 망언이 나올 경우 국내 반일 여론이 비등해질 수 있다. 또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 등 일본이 과거사를 인정하지 않는 행보를 지속한다면 한국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

법적 문제도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한 판결금 수령을 거부하는 피해자들이 또 다른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피해자 측이) 끝까지 판결금을 수령하지 않는 경우 공탁이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 측 대리인 임재성 변호사는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공탁이 이뤄진다면 이 공탁의 유·무효를 다툴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단을 통해 피해자들의 판결금 수령이 이행된다 하더라도 일본 기업이 여기에 참여할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이다. 만약 한국 기업들만 판결금 재원 마련에 참여하게 된다면 사실상 일본으로부터 아무런 호응을 받지 못한 채 한국 내부적으로 해결한 꼴이 된다.

이에 정부는 일본 기업 참여 시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현재로선 구상권 행사에 대해 상정하지 않고 있다”며 “민법상 구상권의 소멸 시효는 10년”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선 정우진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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