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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 절차 밀어붙이는 정부… 시국선언 불지피는 시민단체

외교부, 피해자측 개별 접촉 착수
한·일 정부 간 협의채널도 재가동
민주 “친일 매국 정권” 연일 비난

박진(가운데) 외교부 장관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에 대한 거센 비판 여론 속에서도 정부는 국내 재단을 통한 배상 절차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외교부와 유관 재단(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은 피해자들을 접촉해 정부의 입장과 (대일 협상) 결과를 소상하게 설명하고 이분들의 동의를 구하는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주부터 2018년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 및 유족을 개별적으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는 총 15명이며 일본제철에서 일한 피해자, 히로시마 미쓰비시중공업에서 일한 피해자, 나고야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등 3개 그룹으로 나뉜다. 피해자 15명이 받아야 할 판결금은 지연이자까지 합쳐 약 40억원 규모다.

재단은 판결금 지급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 기업과 접촉할 예정이다.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수혜 기업인 포스코, 한국도로공사, KT&G 등이 주된 접촉 대상으로 꼽힌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 차원의 각종 협의 채널도 본격 재개될 전망이다. 한·일 외교차관급 전략대화, 외교·국방 국장급 인사가 참여하는 안보정책협의회 등의 재가동이 거론된다.

양국의 안보협력도 본격화된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방부도 한·일 및 한·미 안보협력 강화를 위한 제반 사항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의 정상화도 조만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한·일 관계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일부 피해자 측이 판결금 수령을 거부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정의기억연대와 민족문제연구소,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이날 국회 앞에서 긴급시국 선언문을 발표하고 정부를 규탄했다.

행사에 참석한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는 “아흔다섯 먹고 (이렇게) 억울한 적은 처음”이라며 “윤석열은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모르겠다. 하루속히 물러가라”고 외쳤다. 이 단체는 ‘강제동원 해법 무효 범국민 서명’도 시작할 계획이다.

야당은 정부안에 대한 비난 수위를 더욱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평화·안보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부 해법은 일본의 전쟁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최악의 외교 패착이자 국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자존심을 짓밟고 피해자의 상처를 두 번 헤집는 계묘늑약과 진배없다”면서 “정부는 굴욕적 강제동원 해법을 즉각 철회하고 피해자에 사죄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시민단체 시국선언에 동참하며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인지 일본 대통령인지 국민이 묻고 있다. 피해자들의 수십년 싸움을 묻으려는 움직임과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법조계의 비판도 이어졌다. 전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정부안을 비판한 데 이어 대한변호사협회(변협)도 이날 성명을 내고 “(배상안에) 우리 정부의 우선 변제조치 외에 강제징용 책임 기업을 포함한 일본 측의 상응한 조치가 아직 포함되지 않아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판결금 수령을 거부하는 피해자 측은 일본 피고 기업의 국내 자산을 매각(현금화)하기 위한 법원 압박에도 나설 전망이다. 미쓰비시 국내 자산 매각 건은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김영선 정우진 이동환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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