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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00억 손실 ‘프론테라 펀드’… 판매사·투자사 누구 책임?

[스토리텔링 경제] 소송·금감원 조사까지 번진 공방
롯데손보 “불완전판매” 주장에
메리츠증권 “모를리 없다” 반박
OEM 펀드 여부 최대 쟁점될 듯


2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프론테라 펀드’를 둘러싸고 대형 금융사 두 곳이 사생결단을 낼 듯 싸우고 있다. 이 펀드 투자자인 롯데손해보험과 판매사인 메리츠증권이 주인공이다. 두 회사는 세계 3대 글로벌 사모펀드가 소유한 발전소가 연 9%의 수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며 손을 잡았지만 결과는 파국이었다. 프론테라 펀드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최종 부도 처리됐기 때문이다. 전액 손실을 입은 롯데손보는 최근 메리츠증권이 핵심 투자 위험지표를 고지하지 않는 등 불완전판매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현지 실사를 함께 진행한 기관투자자가 위험성을 잘 모른 채 투자를 진행했다는 건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법원과 금감원이 누구 손을 들어줄 지는 이 펀드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펀드’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美발전소 투자상품, 코로나19로 망가져

사건의 발단은 2018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제가 된 미국 프론테라 가스복합화력발전소는 미 텍사스주에서 전기를 생산해 멕시코에 팔아 수익을 낸다. 이 발전소를 소유한 세계 3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블랙스톤’은 발전소 운영자금 조달과 기존 대출 차환을 위해 7억7500만 달러(약 1조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을 실행했다. 블랙스톤은 이후 선순위 대출에 대한 이자 상환, 운영자금 조달이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모건스탠리증권 주관으로 해당 건이 국내에 소개됐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주관으로 프론테라 펀드가 조성됐고 국내 증권사는 이를 ‘셀다운’ 방식으로 판매했다. 셀다운은 증권사들이 우선 자기자본과 대출 등으로 대체자산을 매입한 뒤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에 재판매하는 방식이다.


메리츠증권은 2018년 12월 1억 달러(약 1150억원) 규모의 ‘하나대체투자미국발전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2호’ 펀드를 인수하고 셀다운 투자자를 모집했다. KB증권도 같은 자산을 바탕으로 ‘하나대체투자미국발전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3호’ 펀드를 조성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손보는 2019년 2월 메리츠증권이 판매한 펀드에 5000만 달러(650억원)를 투자했다. 이외에도 교원라이프, 교원인베스트먼트, 한국거래소, KDB생명이 2호 펀드에 뛰어들었다. KB증권이 판매한 3호 펀드에는 교직원공제회가 수익자로 들어갔다.

이 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12일 “후순위 채권자로 들어간 국내 기관들에겐 약 9%에 이르는 기대 수익률이 제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펀드가 조성된 지 1년 만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일이 꼬였다. 경기 침체로 전력 수요가 떨어지면서 발전소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프론테라 발전소의 매출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펀드 구조상 손실 위험이 커졌다. 2020년 10월 하나대체운용은 투자자들에게 선순위 대출의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고지했다. 2개월 뒤인 2020년 12월엔 실제로 EOD가 발생했다. 이로써 프론테라 발전소에 투자한 채권자들은 투자금 대부분을 날렸다. 자금 회수 우선권이 있는 선순위 투자자들마저 94%가량 원금 손실을 봤다. 2021년 8월 펀드 기업회생절차가 종료되면서 롯데손보를 포함한 모든 후순위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2년 6개월 만에 전액 손실 처리됐다.

경제성 지표 허위 여부도 쟁점

메리츠증권이 판매한 펀드에서 가장 많은 투자금을 넣은 롯데손보는 1년 3개월 뒤인 지난해 11월 판매사인 메리츠증권이 위험성 고지 의무를 다 하지 않았다며 부당 이익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6일엔 금융감독원에 불완전판매 민원을 제기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실사와 미팅을 수차례 진행하며 위험성을 고지했고 펀드 운용에 개입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핵심 쟁점은 이 펀드가 판매사가 펀드 설정과 운용을 주도하는 이른바 ‘OEM 펀드’인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OEM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운용을 해야함에도 수익자나 판매사인 은행·증권사 등의 요청을 받아 만들어 운용하는 상품을 의미한다. 이는 자본시장법상 불법이다.

롯데손보는 해당 펀드가 형식상 하나대체운용이 운용하지만 메리츠증권의 OEM 펀드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메자닌(선순위채권과 보통주자본 사이 속하는 자본조달) 대출 투자 건을 직접 발굴 및 기획하고 펀드 모집을 주도적으로 수행했다”며 “미국 현지에서 직접 딜 소싱(거래 발굴)을 진행했고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까지 직접 블랙스톤과 연락을 주고받은 주체로, 확인하는 메일을 작성해 해외에 발송한 주체 역시 메리츠증권”이라고 주장했다.

메리츠증권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구조적으로 블랙스톤과 메리츠증권 사이엔 주관사(모건스탠리), 운용사(하나대체운용)가 껴있기 때문에 직접 소통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셀다운 후 운용에 관여한 바가 없기 때문에 OEM펀드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투자결정 시 공유됐던 발전소의 경제성 지표가 허위로 작성됐는지 여부도 또 다른 쟁점이다. 롯데손보는 메리츠증권이 발전소 가동률과 전기 판매량당 매출총이익 지수인 ‘스파크 스프레드’를 투자자들에게 지나치게 높게 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를 부인하며 “투자자들과 공동으로 현지 실사를 했는데 기관투자가가 이 같은 사실도 모르고 투자했을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건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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