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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서 의료·선교·봉사활동… 진정한 글로벌화 이룰 것”

고신대 이병수 총장 인터뷰

이병수 고신대 총장이 최근 부산 영도구 고신대 총장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총장은 ‘고신 이니셔티브 인 아프리카’ 프로젝트 등 대학의 국제화를 비롯해 제2고신대복음병원 설립, 신학과 인문학을 겸비한 인재양성 등 미래 계획을 밝혔다. 고신대 제공

“대학의 ‘국제화’(글로벌화)가 미국이나 영국 등 꼭 선진국에 가야지 국제화되는 건 아닙니다. 과거 우리나라가 받았던 선진화 민주화 혜택을 아프리카나 남미 등 제3의 나라에 전달하는 것도 진정한 글로벌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신대 이병수(66) 총장은 최근 부산 고신대 영도캠퍼스 본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신대에 특화된 의학과 신학 계열을 필두로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의료 지원과 선교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고신대 신학과와 신학대학원(목회학 석사)을 나와 미국 리폼드신학교 대학원에서 조직신학 석사와 선교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선교 전문가다. 그런 그가 아프리카 국가에 주목하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의료 선교 교육 봉사 활동을 선도적으로 펼쳐 학교의 가치와 국제화를 이뤄낸다는 의미에서 ‘고신 이니셔티브 인 아프리카’(KIA·Kosin-Initiative-In-Africa) 프로젝트로 명명했다. 그는 “아프리카 국가를 대상으로 의료 봉사를 진행하며 봉사와 선교 활동을 펼치는 것이야말로 기독교 대학으로서 진정한 국제화가 아니겠느냐”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방문해보면 중국이 장악해 나가는데 앞으로는 고신대가 선도적으로 관계하고 공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선 올해 고신대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받는 아프리카 유학생이 조만간 우간다에 있는 쿠미대학교 교수로 취임한다. 쿠미대는 20여 년 전 한국 선교사가 해외에 설립한 최초의 크리스천 종합대학으로, 그간 주지사만 2명을 배출한 영향력 있는 학교다. 앞서 두 명의 고신대 신학박사 학위자가 교수로 활동하고 있어 이번이 세 번째 인재 지원이다. 사범대를 중심으로 크리스천 교사를 양성하는 쿠미대는 신학박사 학위 소지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총장은 올해 1월 30일부터 지난달 8일까지 현지를 방문해 황성주 쿠미대 이사장과 홍세기 총장을 만나 지원책을 모색했다고 한다. 그는 “뛰어난 아프리카 청년이 고신대에서 공부하는 길을 열어줄 계획”이라며 “등록금 등 유학 경비는 부산의 ‘이재모 피자’ 등 기업들의 후원으로 충당하고,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현지 대학과 병원 등과 협업해 의료인 양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총장은 “현지 병원이나 대학에서 의료인 양성을 위해 고신대를 방문하면 의대와 고신대학교복음병원에서 의료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신대 의료 인력들이 아프리카 현지에 가서 의료 기술을 전수하거나 복음병원의 중고 의료기기를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장이 아프리카에 주목하는 이유는 ‘인구’와 ‘의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간 아프리카 국가들의 교육·보건 수준이 상승하면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출산율 급등으로 청년층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일부 국가는 광물이나 석유 생산 등으로 경제 규모가 늘면서 양질의 의료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의료 봉사 등으로 좋은 이미지를 쌓는다면 아프리카의 인재를 고신대 유학생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이 총장은 전망했다.

대학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 이 총장은 의대·간호대·병원을 한 축으로, 바이오 생명과학 역량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 제2의 고신대복음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지난해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대학 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원격진료,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고신대가 서부산권에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2병원 개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중요도가 더욱 높아진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과거 한 차례 중단했던 약대 설립도 재추진을 타진한다.

또 다른 한 축은 신학과 인문학을 겸비한 인재 양성이다. 그는 “AI 챗봇인 ‘챗GPT’를 잘 다루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소양과 사회과학적 경험을 균형 있게 갖춘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면서 “학계에서 명망이 높은 석좌교수 2명을 초빙하는 등 디지털 인문학 교육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고신대는 앞으로 학생들을 각 분야의 전문사역인으로 키우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재단이 1946년 설립한 고신대는 신학대학으로 출발해 다양한 분야 인재를 양성하는 사립 종합대학으로 면모를 갖췄습니다. 예장고신 교단 대학 중 유일하게 의대를 갖고 있는데 그 시초는 ‘한국의 슈바이처’ 고(故) 장기려 박사가 세운 복음병원입니다. 지능지수(IQ)·감성지수(EQ), 이성 인성, 전공 지식보다 중요한 것이 영성입니다. 신학대학 학생 외 의료, 보건, 복지 전공자를 비롯해 자연·예체능의 전공자도 선교에 관심 두도록 배려합니다.”

이 총장은 과거 실패와 좌절, 열등감과 무력감 등 큰 고통을 경험한 뒤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주변의 고통받은 사람을 둘러보던 시선은 지구 반대 쪽 난민에게까지 쏠렸다. 팔레스타인 시리아 요르단 등의 난민촌을 돌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이집트 모로코 가나 우간다 등 아프리카로 이어졌고 국내로 돌아와서는 다문화 가족의 어려움에 손을 내밀었다. 그는 신입생 등 대학생들에게 “초월적인 인간 영혼과 기독교적 영성, 자기 분야의 전문성과 지성, 인품과 성품이 나타나는 인성, 체력, 글로벌 마인드 등을 준비하자”고 역설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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