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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두렵지만… 도전정신으로 꼭 성공할 것”

[바이오&스타트업] 모기업 떠나 ‘홀로서기’ 현대차 사내 벤처

현대자동차는 어떤 스타트업을 키웠을까. 올해 초 독립 법인으로 새 출발 한 현대차 사내 스타트업 어플레이즈(APLAYZ), 서프컴퍼니(SURFF Company)를 최근 만나봤다. 지난 1년간 최대 3억원의 개발 비용을 받으며 제품·서비스 개발에 힘써온 이들은 새 출발에 대한 두려운 감정이 있다면서도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AI가 당신의 음악을 정해준다 ‘어플레이즈’

공간에 맞는 음악을 제공해주는 서비스인 어플레이즈가 작동 중인 모습. 어플레이즈 제공

“흐린 날 오전 11시, 커피를 마시며 듣기 좋은 음악은?” 어플레이즈는 이런 질문에 답을 찾아주는 회사다. 식당이든 카페든 그 공간에 맞는 음악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사용자 개인이 좋아하는 음악 위주로 재생되는 기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르게 공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특징이다. 날씨·시간·방문고객 취향 등 공간의 다양한 특징을 고려해 임의로 음악을 틀어주는 것이다.

서비스를 잘 이용하기 위해선 초반 설정 단계에서 몇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우선 업종과 위치를 입력한다. 업종은 전체적 분위기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고, 위치는 실시간 날씨를 반영해 노래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카페는 카페에 맞게, 술집은 술집에 맞는 음악이 나오도록 설정한 뒤 비나 눈 등 그 날 날씨에 따라 분위기 맞는 음악으로 바꿔준다는 설명이다. 공간을 자주 찾는 연령층도 입력 대상이다. MZ세대가 자주 찾는 곳에서 80년대 음악이 나오면 안 되기 때문이다. 향후 폐쇄회로(CC)TV, 캠 등과 연동해 해당 장소에 방문하는 주요 고객의 나이, 내부 움직임과 소음 등을 파악해 음악을 재생해주는 식으로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중이다.

해외 곡과 국내 곡 비중도 정할 수 있다. 분위기도 몇 가지 선택할 수 있게 해놨다. 저작권 법상 공공장소에서 재생할 수 없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단점도 커버했다. 통상 개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기 때문에 매장에서 재생할 경우 불법이다.

사업 착안 계기는 평범하다. 배정진(41) 어플레이즈 대표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박보람의 ‘예뻐졌다’라는 곡이 계속 재생되고 있었다”며 “계속 한 곡만 나왔다. 공간에 맞는 음악을 알아서 재생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업을 본격화하게 된 건 사내 선발된 이후다. 회사의 지원 아래 서비스를 발전시켰고, 일부 업장에서 맞춤식 공간 기능이 이뤄지는지 등의 실험도 해볼 수 있었다. 서비스 시험 과정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일도 거쳤다. 서비스는 성공적으로 발전했고, 1년 만에 분사를 이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지난 1월부터 서울 마포구의 서울창업허브에 새로운 공간을 마련했다. 독립하게 된 소감을 묻자 “많은 것들을 직접 하다 보니 할 일이 정말 많았다는 생각이 들고, 사내 벤처로 시작한 게 얼마나 좋은 기회였는지 새삼 느낀다”면서도 “힘들게 독립까지 이뤄냈으니 성공을 향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어플레이즈의 향후 목표는 사업을 확장하고, 나아가 음원 홍보 채널로 발전하는 것이다. 배 대표는 “수만 수천의 신곡이 나오지만, 톱100 등 일부 가수들의 노래만 유출이 되고 있다”며 “공간에 맞는 분위기에 맞는 신곡을 제공함으로써 공간을 찾는 고객들이 쉽게 새로운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음악 홍보 채널 같은 곳으로 키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상물류계의 ‘스카이스캐너’를 노린다 ‘서프컴퍼니’

화물 적재공간 공유 플랫폼인 서프컴퍼니 홈페이지 모습. 검색창에 출발지, 목적지, 출발일자를 누르고 검색하면 선박과 매칭이 된다. 서프컴퍼니 제공

내가 탈 가장 싼 항공권을 찾아주는 ‘스카이스캐너’처럼 내 짐을 가장 싸게 실어 보낼 배를 찾는다? 서프컴퍼니는 화물 적재공간 공유 플랫폼으로 화물 적재공간이 남는 선박과 화물 운송이 필요한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공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운송 가격이 얼마인지도 알려준다. 국내에 물류 관련 서비스는 많지만, 해상물류 관련은 서프컴퍼니가 유일하다.

최선진(33) 서프컴퍼니 대표는 “비행기 표 예매할 때 스카이스캐너 써본 적 있으시죠? 저희는 ‘선박’ 스캐너가 되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스카이스캐너는 전 세계 비행기 푯값을 비교해 값싼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세계 최대 항공 검색 앱이다. 즉 해운 물류업계에서도 실시간 검색을 통해 값싼 가격에 물류를 실어 보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취지다.

최 대표는 “유가가 상승하면 주유소 기름값이 바로 오르지만, 선박 물류업계에서는 유가가 내려가도 운임 비용에 변화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해양수산부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바로 해상운임이 반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해상운임은 널뛰기하듯 뛰어올랐다. 세계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팬데믹 전 최고치인 2019년 11월 29일 819.6에서 2022년 1월 7일 5109.6까지 뛰어올랐다. 화물을 싣는 가격이 620%가량 상승한 것이다. 중소기업 수출액 중 물류 운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6.84%에서 9.97%까지 상승하면서 중소기업들이 ‘물류 애로’를 호소하는 일이 늘기도 했다.

6년간 현대차그룹 내의 종합 물류 업무를 전담하는 현대글로비스 일해온 최 대표는 “해상물류 운임이 선사마다 다른데, 가격은 깜깜이였다”며 “‘컨테이너 해상운임 가격을 플랫폼을 통해 투명하게 보여주면 어떨까?’라고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회는 불현듯 찾아왔다. 사내 공모전이 열리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소개할 기회가 온 것이다. 운 좋게 최우수팀으로 선정됐고, 사내벤처 활동을 통해 그의 아이디어는 서비스로 발전해나갔다. 어려움도 많았다. “그게 돈이 되겠어?” “어느 선사가 해상운임을 공개하겠어?”라는 질문에 맞닥뜨리기도 했다.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분사 이후에 ‘현대’ 이름을 내려놓자 투자자들이 보인 싸늘한 반응도 기억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그때마다 “업계에 잔뼈가 굵다. 누구보다 시장 상황과 처지를 잘 이해하고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력 있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선사, 포워더, 수출입 기업의 문을 두드렸다. 진심이 통한 것인지 처음엔 의아하고 가능성을 의심하던 기업들은 최 대표의 서비스에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지금까지 173개의 기업과 260명의 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그는 업계 6년보다 스타트업 준비를 위한 1년이 더 값지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최 대표는 “스타트업은 10명 중 1명만 성공한다고 많이들 얘기하는데, 내가 직장에 있을 때보다 낮은 확률이지만 매력적인 일이어서 매진하고 있다”며 “국내 최고의 해상물류 플랫폼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허경구 한명오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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