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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단 리그 가입비 100억… “게임도 스포츠 됐다”

국내 e스포츠 시장 현재와 미래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글로벌 e스포츠 대회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한국 프로게임단 DRX 선수들이 창단 첫 우승을 달성한 뒤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롤드컵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e스포츠 대회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게임도 스포츠로 여겨지는 세상이다. 요즘 MZ 세대 사이에서는 팀 또는 선수가 온라인게임으로 승패를 가리는 ‘e스포츠’가 프로야구나 프로축구처럼 하나의 프로 스포츠 취급을 받는다. 지난해 한 국내 대회 결승전을 517만명이 동시 시청했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로 e스포츠는 국내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e스포츠는 신체 능력보다 사고력의 우열이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친다. 온라인게임의 캐릭터를 장기 말처럼 부리는 일종의 가상현실 전쟁이어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e스포츠를 바둑이나 장기와 비슷한 일종의 ‘마인드 스포츠’로 분류하기도 한다.

게임 산업계는 게임을 현실 도피처 또는 음지에서나 향유하는 문화로 보는 선입견을 없애고, 건전한 여가 활동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십수년간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 결실이 e스포츠인 셈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약 1500억원에 달했다. 이중 게임단 예산이 610억원, 종목사 매출이 330억원을 차지했다.

국내에서 e스포츠가 태동한 시기는 1990년대 후반으로 본다. 당시 젊은 층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온라인게임 ‘스타크래프트’의 등장이 모태가 됐다. 게임전문 케이블방송국의 개국, 프로게임단 창단 등이 이어지면서 작은 프로스포츠 생태계가 구축됐다. 프로게이머 임요환(42), 홍진호(40) 등은 당시 10~20대 남성 중심의 팬층 사이에서 연예인 못잖은 인기를 누렸다.

시간이 흘러서 이제 e스포츠는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인정받을 만큼 기성 스포츠와 별반 다르지 않은 위상을 지녔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시범종목으로 첫선을 보였고, 올여름 열릴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는 정식종목으로 치러진다. 국가대표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 다른 종목과 같은 병역 혜택도 주어진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쇠한 현재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가 최고 인기 게임이자 e스포츠 종목으로 꼽힌다. 미국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가 2009년 만든 이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관련 e스포츠 시장의 규모도 커져서 현재는 전 세계 각지에서 프로 리그를 운영하고, 1년에 한 번 세계 챔피언을 가리는 대회도 개최한다.

국내에서는 프로 리그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가 열린다. 이 대회는 2012년 시작돼 올해로 11년째를 맞았다. 초기에는 환경이 열악했지만, 꾸준히 입소문을 타서 최근 몇 년간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코로나19 시대에 선수 간 대면(對面)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메리트가 됐다. SK텔레콤, KT, 농심, 한화생명, 아프리카TV 등 기업들이 게임단을 창단하고, MZ 세대 마케팅 창구로 활용 중이다. 이들은 프랜차이즈 리그 가입비로 약 100억원씩을 냈다.

LoL의 아성에 도전하는 건 마찬가지로 라이엇 게임즈가 제작한 게임 ‘발로란트’다. 2020년 출시한 발로란트는 10대 사이에서 LoL 못잖은 인기를 끈다. 게임사는 이달 말부터 태평양, 유럽·중동·아프리카, 미주 대륙 등 3개 지역에서 국제 리그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중 태평양 리그는 한국에서 개최돼 국내 e스포츠 시장을 놓고 LCK와 ‘집안싸움’을 벌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7월 태국 방콕 아이콘시암에서 열린 ‘PUBG 네이션스 컵’ 대회 전경. 게임 국가대항전 포맷으로 열린 이 e스포츠 대회는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크래프톤 제공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이 만든 ‘PUBG: 배틀그라운드’는 토종 게임·e스포츠의 자존심으로 꼽힌다. 이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든 애플리케이션이 인도 등지에서 ‘대박’을 쳐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크래프톤은 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된 올해부터 팬과 선수의 접점을 늘릴 예정이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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