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으로 골프장·피부관리 결제 공익법인 일탈 칼뺀 정부 “정기 검증”

연합뉴스TV 제공

A공익법인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은 수상하다.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곳인데 카드 사용처는 공익적 목적과 동떨어져 있다. 하루는 골프장에서, 다른 하루는 유흥주점에서 결제가 이뤄졌다. 특정인이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있다. 애견카페와 피부관리실에서 결제한 내역도 있다. 공익 목적으로 사용돼야 할 기부금이 누군가의 사익 편취 도구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 세정 당국은 A공익법인의 법인카드 사용내역별 지출 목적이 사적 용도로 확인될 경우 증여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B공익법인도 마찬가지다. B공익법인은 최근 법인 소유 주택을 구매했다. 주택 구매를 위한 종잣돈은 B공익법인과 밀접한 독지가 C씨가 출연한 기부금이었다. 주택 전·출입 기록을 확인해보니 이곳을 임대해 거주한 이들 중에는 C씨 자녀들이 있었다. 이들은 이곳에 거주하면서 임대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세정 당국은 이러한 행위가 ‘특수관계인 내부거래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검증에 착수했다. 혐의가 확인되면 C씨가 출연한 재산가액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이같이 기부금을 빼돌리거나 사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정기 검증을 한다고 16일 밝혔다. 공익법인의 일탈 행위를 막기 위한 목적이다. 공익법인은 사회복지, 교육, 의료 등 공익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 법인으로, 기부금을 받아 운영된다. 공익 목적 기부금은 증여세 면제 혜택 등이 주어지는 만큼 투명한 회계 운영이 생명이다.

공익법인의 신뢰도 하락은 기부 문화와도 직결된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만 해도 48.4%였던 국민들의 ‘기부 의향’은 2021년 기준 37.2%까지 떨어졌다. 실제 기부참여율 역시 하락세다. 기부참여율은 2013년 34.3%였지만 2021년에는 21.6%로 8년 사이 12.7% 포인트나 급락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올해는 기부금을 공익 목적에 사용하지 않고 사적 용도로 사용하거나 회계 부정을 일삼는 행위를 근절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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