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깎는 美 반도체 동맹?… 삼성 공장 건설비 10조 는다

로이터, 자재값 상승 등 영향 분석
미국 지원금 3배 넘는 규모 늘어
산업계 “삼성전자 진퇴양난” 진단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서 건설 중인 신규 파운드리 공장의 전경. 삼성전자는 당초 170억 달러를 투자 비용으로 예상했으나 인플레이션 등으로 250억 달러까지 공사 비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이 오히려 수익성을 깎아내리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반도체 공장 건설비용이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당초 예상보다 80억 달러(약 10조4900억원)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지원법으로 제공하는 지원금의 3배가 넘는 규모다.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해 미국의 ‘반도체 동맹’에 적극적으로 나선 삼성전자가 실익보다 잃는 게 많은 ‘저주’에 빠질 수 있다.

로이터는 1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텍사스 반도체 공장 건설비용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설립계획을 발표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에 170억 달러(22조29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공사비의 절반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사비가 뛰면서 총공사비로 250억 달러(32조7800억원)가 필요하다고 로이터는 예측했다.

건설비용 증가의 직접적 원인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다. 로이터는 “자재 비용이 늘어나는 등 공사비 상승이 전체 비용 증가분의 80%에 달한다”고 익명의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고민의 지점은 비용 상승에 따라 삼성전자에서 미국 공장을 짓는 실익이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으로 불어난 공사비는 삼성전자에서 미국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반도체 지원금의 규모를 넘어서게 됐다. 삼성전자가 처음 계획한 투자액(170억 달러)을 기준으로 하면 미국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최대 지원금은 25억5000만 달러(3조3400억원)다. 추가될 건설비용은 최대 지원금보다 3배 이상 크다. 삼성전자가 테일러 공장 건설계획을 발표한 시점(2021년 11월)의 원·달러 환율(1200원 이하)까지 고려한다면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은 반도체 패권경쟁을 본격화하면서 자국 안으로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설비를 끌어들이고 있다. 대대적인 지원금까지 약속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이달 초에 반도체지원법을 발표하면서 제시한 지원금은 총설비투자액의 최고 15% 수준이다. 삼성전자로서는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위해서라도 공장 건설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산업계에서는 건설비용 상승으로 삼성전자가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미국으로부터 지원금을 받게 되면 반도체지원법에서 명시하는 전제조건을 이행해야 한다. ‘초과이익 공유’ ‘중국에서의 생산량 증대 불가’ ‘영업기밀 제출’ 등의 독소조항에 고스란히 영향을 받는다. 지원금으로 얻는 실익이 없어진 상황에서 중국공장 증축 등의 사업 확장까지 포기하면서 지원금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대만 TSMC의 미국 공장 투자도 비슷한 비용 상승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막대한 투자비용을 온전히 기업 몫으로만 전가하기에는 부담감을 느껴 상황 개선을 위한 움직임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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