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겪는 배터리, 급여·처우 경쟁에 인력난까지

3사 홈피, ‘상시 채용’ 공지 떠있어
인력 유치경쟁 가열에 급여 잡음도
해외거점 확대로 유동성 부담 늘어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홈페이지에는 마감 기한이 없는 ‘상시 채용’ 공지가 나란히 떠있다. 2차전지 연구·개발(R&D) 직군은 이력서만 보내면 곧바로 채용 후보군에 들어간다. 이렇게 뽑아도 부족한 일손을 채워줄 인력 모집에 늘 애를 먹는다고 한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자고 일어나면 못 보던 직원들이 들어오는 데도 항상 손이 달린다”고 말했다.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는 배터리 업계가 일손 부족이란 역설적 상황에 직면했다. 매년 수천명씩 신입·경력 직원을 뽑지만 불어나는 몸집을 조직 규모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인력 수요 폭증으로 급여 및 처우 경쟁이 치열해지고, 해외 사업이 커지며 현지 인력 관리·재무 부담 증가 등 성장통도 이어진다.

16일 각사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임직원 수는 지난해 1만1080명으로 전년(9564명) 대비 1500명가량 늘었다. 삼성SDI도 같은 기간 1만1315명에서 1만1935명으로 620명을 더 뽑았다. 최근 임직원 수가 3000명을 넘어선 SK온은 올해도 적극적으로 인력 수혈에 나설 계획이다. 매출이 매년 50% 이상 급등하고, 업계 전체의 누적 수주액도 10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등 성장 속도가 한층 빨라져서다.


인력 유치경쟁이 가열하면서 급여와 처우를 둘러싼 잡음도 이어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월 기본급의 870%를, 삼성SDI는 에너지솔루션사업부에 연봉의 28~3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경쟁사들의 성과급 지급 소식에 직원들이 동요하자 SK온도 사기 진작을 위해 지난해 연봉의 10%에 300만원을 더한 격려금 지급 방침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과 주가가 동시에 들썩이면서 직원들이 연봉과 성과급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했다.

몸집 불리기 과정에서 평균 연봉이 줄어드는 사례도 있다. 최근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2년간 3조8000억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2차전지 소재기업 엘앤에프는 임직원 수가 1년 새 1021명에서 1482명으로 급증했다. 공시한 연간 급여 총액도 424억원에서 944억원으로 배 가량 늘었지만,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8500만원에서 7755만원으로 줄었다.

급격한 인력 확충과 대규모 설비투자로 일부에선 재무 부담 증가를 우려하기도 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4년까지 국내 2차전지 제조·소재 기업들의 현금흐름 적자가 36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해외 거점 확대 등으로 자금 수요가 급증하며 유동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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