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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 없애고, 韓은 WTO 취하… ‘공조 주춧돌’ 쌓기

개별허가 대신 ‘포괄허가’ 적용
생산 관련 공급망 안정 효과 기대
‘화이트리스트’ 원상회복 논의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확대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은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일본이 생산하는 반도체 핵심소재 수입이 용이해지면서 한국 주력산업인 반도체 생산 관련 공급망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역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하며 상응하는 조치를 취했다. 한국 정부는 양국의 이번 조치를 ‘한·일 공조의 주춧돌’이라 표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풍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경제 안보와 첨단과학뿐만 아니라 금융·외환 분야에서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해 나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한국과 일본이 경제안보에 관한 협의를 발족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각 분야에서 더욱더 활발한 논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양국은 과거의 앙금들을 푸는 조치들을 주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일본은 3개 품목 수출 규제 조치를 해제하고, 한국은 WTO 제소를 철회했다”며 “양국이 미래지향적 발전방향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출규제 조치가 해제된 3개 품목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3대 핵심소재(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다. 해제 조치에 따라 3대 핵심소재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할 때 규제 이전처럼 ‘특별일반포괄허가’가 적용된다. 수입 때마다 일본 정부로부터 개별허가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소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 리스트) 조치에 대해서도 조속한 원상회복을 위해 긴밀한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은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일본 피고 기업이 우리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내리자 반발해 2019년 7월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나섰다. 일본은 그해 8월에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했다. 한국은 같은 해 9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WTO에 제소했다.

이번 조치를 발판삼아 양국 경제협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양국이 다양한 첨단분야에 있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그런 일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며 “양국의 산업 형태라든지 발전의 방향에 비춰서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안보정책관은 도쿄 브리핑에서 이번 상호조치에 대해 “경제적 효과를 판단하기는 아직 굉장히 어렵다”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큰 효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의 수출규제 해제가 한국 기업들에 즉각적인 이익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등으로 일본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많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국 재계는 이번 양국 조치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번 정상회담에 맞춰 신속하게 추진된 수출규제 해제는 양국 기업 간 교류를 다시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원천기술이나 노하우 등 일본이 강점을 갖고 있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양국 간 상호협력, 기술교류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수 김영선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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