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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금리인상에도 美 실업률 하락 왜… 여전히 높은 경력직 수요 탓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그동안 자신 있게 기준금리 인상 단계를 밟아 온 배경에는 미국의 실업률 추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은 고용을 위축시켜 실업률을 끌어올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은행 대출 자금을 보유한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연준이 기준금리를 크게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이 공식은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 두 가지 지표를 특히 눈여겨본다. 바로 고용지표와 인플레이션율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두 지표는 체감도도 높고 매월 발표해 시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단기 경기를 확인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고용지표와 기준금리가 정비례 관계이며 물가와 기준금리가 반비례 관계라는 점을 고려한다. 그런데 물가와 달리 고용지표는 최근 1년간 이 같은 일반론을 벗어난 ‘이상 현상’을 보였다. 20일 미국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BLS)에 따르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인상하기 시작한 지난해 3월 미국 실업률은 3.8%였다. 이후 지난달까지 기준금리를 4.25% 포인트나 올렸지만 같은 기간 월별 실업률은 3.5~3.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다소 늦게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고용지표에 악영향이 미쳤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선 미국 구인난의 특수성을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울리나 레스트레포 에차바리아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월 사내 팟캐스트를 통해 ‘베버리지 곡선’ 분석 결과를 설명했다. 베버리지 곡선은 실업률과 노동 수요 지표인 ‘빈일자리율’ 간 관계를 보여주는 경제학 이론이다. 경기 호황기에는 실업률이 하락하고 빈일자리율이 증가하며, 불황기에는 정반대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베버리지 지표를 구성하는 빈일자리율에 ‘허수’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의 전체 노동 수요에는 실업자를 흡수하기 위한 수요와 현재 고용 상태인 경력직을 원하는 수요가 뒤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는 “2015년부터 이런 형태(경력직 수요)의 빈일자리가 늘었고 2020년 기준 3분의 2 정도가 이에 해당했다”고 말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곧바로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금리 인상 시기에 기업이 빈일자리율 통계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경력직 수요부터 먼저 줄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구인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은 “저금리 기조로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늘어난 미국인들의 고용시장 복귀가 지체되는 현상 등이 기업들이 구인난을 호소하는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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