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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점유율 10%면 카드사는 年 400억 수수료 물어야”

‘아이폰 간편 결제’ 국내 상륙

애플, 결제액 0.15% 수수료 받아
카드사, 고객 혜택축소로 대응할 듯

아이폰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가 21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진은 20일 서울 한 음식점 계산대에 애플페이 스티커가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아이폰의 간편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수많은 아이폰 이용자는 양손을 들고 환영하고 있지만 신용카드업계는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애플페이 시장 점유율이 늘어날수록 애플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시장 점유율 10%만 가정하더라도 연간 400억원에 이르는 수수료를 물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현대카드와 함께 21일 애플페이 서비스를 개시한다. 애플은 애플페이 서비스 국가에서 건당 결제액의 0.15%의 수수료를 카드사로부터 받는다. 애플페이를 가장 먼저 도입하는 현대카드는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비밀에 부치고 있지만 카드업계는 애플이 이와 비슷한 수수료율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간편 결제액은 약 132조원, 일평균 7230억원에 이른다. 만약 내년 상반기 현대카드를 비롯해 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 7대 카드사 모두가 애플페이를 도입하고 지난해 상반기와 같은 수준의 간편 결제액의 10%가 애플페이로 이뤄진다면 카드업계가 물어야 하는 수수료는 198억원이다.


애플페이의 간편 결제 시장 점유율이 10%를 웃돌 여지도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네이버(네이버페이)와 카카오(카카오페이), 이니페이(KG이니시스) 등 전자금융업체 결제액이 50%를, 신한pLay(신한카드) 등 금융사가 약 26%를, 삼성페이(삼성전자)가 24%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데 이 중 전자금융업체, 금융사 이용 고객이 애플페이로 갈아탈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내년 애플페이 시장 점유율이 15%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플페이가 간편 결제 수수료 상승을 불러온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애플페이 국내 출시를 허용하며 “간편 결제 시 발생하는 수수료는 카드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한 결과다. 현재 삼성페이 서비스 대가로 카드사에서 연간 5억~15억원의 정액 수수료를 받는 삼성전자가 애플페이처럼 ‘건당 결제액의 일정 %’를 요구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간편 결제 수수료를 카드업계가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감당하라고 판단한 만큼 카드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카드업계는 2021년 가맹점 수수료율이 기존 0.8~1.6%에서 0.5~1.5%로 0.1~.0.3% 포인트 내려간 데 이어 최근 기준금리까지 급등하면서 수익성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애플페이 수수료까지 감당하게 된 셈이다.

카드업계는 무이자 할부 개월 수를 줄이는 등 소비자 혜택 축소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 국내 도입에 엄청난 공을 들인 현대카드마저도 브랜딩이나 마케팅 효과 외에 직접적인 수익은 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현재 원가 이하의 우대 수수료율(0.5%)을 적용받는 영세 가맹점이 전체의 96%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애플페이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한다면 카드업계 수익성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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