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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드가자~’ 코리안 개미들, 한·미 은행주 마구 샀다

SVB파이낸셜그룹 주식 171억원
퍼스트리퍼블릭 주식도 164억원
국내 4대금융지주 1395억 사들여

국민일보DB

최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공포에 사라’는 증시 격언을 두려움 없이 실천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미국 지방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과 스위스의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동학개미들은 미국과 한국 은행주를 공격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들은 SVB 파산 위기가 커진 지난 9일부터 파산 이후인 전날까지 모두 1305만8059달러(약 171억원)어치 SVB파이낸셜그룹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매수 규모는 매수액에서 매도액을 뺀 수치다. SVB파이낸셜그룹은 이번에 ‘뱅크런(대규모 인출)’과 주가 급락으로 파산한 SVB의 모회사다.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리비안에 이어 국내 개인 순매수 상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SVB파이낸셜그룹은 SVB 파산 여파로 지난 9일(현지시각) 하루에만 60.41% 폭락했다. 이날 개인 투자자는 SVB파이낸셜그룹의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판단하고, 저점 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현재 SVB파이낸셜그룹은 거래가 정지된 상태로 단기 대응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의 과감한 투자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SVB 파산 이후 유동성 위기를 겪는 곳으로 지목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식도 1251만6489달러(약 164억원) 순매수했다. 미국 정부가 SVB에 대한 예금 전액을 보장키로 했고, JP모건 체이스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미국 대형은행 11곳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300억 달러(약 39조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사태가 봉합될 것이라는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식도 536만1154달러(약 70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는 SVB 파산 이후 안전성이 부각된 이 은행의 예금이 150억 달러(약 19조7000만원) 늘었다는 소식에 반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국내 은행주 매수에도 적극적이었다.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4대 금융지주인 우리금융지주(-4.83%)와 신한지주(-4.67%), KB금융지주(-4.53%), 하나금융지주(-3.50%) 등이 3~4% 하락했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는 4대 금융지주 주식을 1395억18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2691억2600만원 순매도했다. 기관이 매수세(1151억4700만원)에 동참했지만 개인에 미치지는 못했다.

SVB에 비해 국내 은행의 안정성이 높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SVB와 같이 국내 은행의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장세를 크게 볼때는 보수적 관점을 견지하는 것도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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