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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17년내 1.5도 상승” 국경 초월 기후재난 경고

IPCC 8년 만에 기후변화 보고서

북극곰 한 마리가 북극해 러시아령인 프란츠 조셉 랜드 군도의 빙하 위에 위태롭게 서 있다. 20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열린 제58차 총회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지 않으면 2040년 내 지구평균 기온이 1.5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AFP연합뉴스

인류는 ‘지구온도 1.5 상승’을 막을 수 있을까. 전 세계 과학자들이 수년간 머리를 맞대 내놓은 답은 “늦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인류 생존의 마지노선이라는 ‘2도 상승’을 저지하기 위한 기회는 있을까. 과학자들은 “그렇다”고 했다. 이를 위한 전제조건인 ‘즉각적인 온실가스 감축’의 행동 경로와 사안의 시급성을 담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여섯 번째 보고서가 20일 공개됐다.

IPCC는 13~17일(현지시간)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열린 제58차 총회에서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IPCC는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공동으로 설립한 국제협의체다. 1990년부터 5~7년 주기로 기후변화 평가 종합보고서를 내는데, 이번 보고서는 2014년 이후 8년 만에 나왔다. 종합보고서에는 과학자 1000여명이 참여한 3개 실무그룹 보고서, 3개 특별보고서의 핵심내용과 2040년까지 적용할 단기대응책이 포함됐다.

IPCC는 종합보고서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통한 인간 활동은 전 지구 지표 온도를 1850~1900년 대비 현재 1.1도 상승시켰다”고 밝혔다. 지난 5차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의 주원인이 인간이라는 점에 대해 ‘95% 확실하다’고 명시한 것에서 나아가 인류 영향이 명백하다고 결론 내렸다. 보고서는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의 지역, 국가, 개인에 따른 기여도는 균등하지 않다”는 사실도 짚었다.


IPCC는 이어 “거의 모든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에서 가까운 미래(2040년 내)에 1.5도에 도달할 것”이라며 “지구 온난화가 증가할 때마다 평균 기후와 극한 현상의 지역적 변화는 더 광범위해지고 뚜렷해진다”고 했다. 당장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동일한 ‘넷제로’가 실현되더라도 이미 누적 배출된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1.5도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앞서 공개된 실무보고서에는 1.5도 상승 시 3억5000만명의 도시인구가 물 부족에 시달리고 여러 생물종이 멸종 위기에 처하며, 그 이상 진행되면 국경을 초월한 기후재난으로 극심한 경제·사회적 피해가 발생한다는 경고가 담겼다.

이번 보고서는 ‘1.5도 상승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IPCC는 2100년까지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유지하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9년 기준 43%, 2050년까지 84% 줄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이산화탄소 외에도 메탄 같은 다른 온실가스도 획기적으로 감축해야 하며, 넷제로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 이산화탄소 제거(CDR) 기술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봤다.


IPCC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완화를 위한 연간 평균 투자비를 현재 수준보다 3~6배 늘려야 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온실가스 완화와 기후변화 적응 행동을 통합한 지속가능 개발을 의미하는 ‘기후탄력적 개발’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IPCC 보고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정부 간 협상에서 근거자료로 쓰이는 등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에 큰 영향을 끼친다. 기상청의 이미선 기후과학국장은 “단기간에 빠른 변화가 없으면 지구 시스템 대부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며 “보고서는 당장 2030년까지 다양한 기후 행동 옵션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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