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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자 비긴즈] 배달·편의점·대리운전… ‘알바’ 고민할 때 아내가 해준 말

바닥 보이는 은행 잔고에 한걱정
“쉬면서 생각을… 하나님 뜻 있어”
아내 격려에 잊었던 순간 떠올라


사역하면서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냈고 목회자의 ‘빨간 날’인 월요일마저 쉴 수 없을 때가 많았다. 부목사 사임 후엔 180도 달라졌다. 날마다 빨간 날이었다. 종일 울려대는 카톡 알림음도, 다이어리 앱을 가득 채웠던 심방 약속도,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사역 보고와 회의도 없다. 그리고… 수입도 없다.

사임 후 2~3개월을 보내면서 떠다니는 생각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알바’였다. 하루는 가지고 있는 재정을 모두 꺼내 아내와 함께 따져봤다. 마지막 달 받은 사례비, 사임하면서 받은 감사 선물들, 퇴직금, 조금씩 저축해 둔 은행 잔고. 걱정이 훅 치고 들어왔다. 아끼고 아끼는 것을 이전보다 더 일상화해야 했다.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오르막길 앞에 선 듯했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고 보탬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동기 목사님과 배달 라이더, 편의점 알바, 대리운전, 1t 트럭 퀵배달 등을 생각해 봤다. 아내를 설득할 말도 생각해뒀다. “목사가 성도의 삶을 모르면서 어떻게 목회 준비를 한다고 할 수 있겠어요.”

그럴싸하게 성도의 삶으로 포장했다. 아내는 단번에 말렸다. “여보, 지금까지 19년을 달려 왔어요. 쉬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준비해보면 어때요. 분명 하나님의 뜻이 있을 거예요.” 목사인 나보다 ‘목회’라는 소명을 끝까지 완수하기 위해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아내가 선배 같고 어른 같고 스승 같았다. 문득 잊고 살았던 순간이 떠올랐다. 바야흐로 ‘전도사 Y’ 시절이다. 전도사 사례비는 하나님께도 말하기 힘들 정도다.


(※전체 내용은 더미션 홈페이지(themission.co.kr)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이영은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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