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러와 우크라 평화 중재안 논의… 시진핑, 푸틴 연내 방중 초청

“친애하는 친구” 덕담 이례적 공개도
美 “애정이 아닌 정략결혼” 날 세워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비공식 회담을 하고 있다. 두 정상은 공식 회담에 앞서 4시간30분가량 비공개로 진행된 이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와 양국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AP연합뉴스

러시아를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안을 논의했다. 시 주석은 연내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요청하면서 내년 대선 당선을 기원했고 푸틴 대통령도 시 주석의 3연임을 축하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 도착해 양국 대표단의 영접을 받으며 2층 회의장에 입장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단독 및 확대 회담에서 양국 관계 및 국제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회담에 앞서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를 만나 “푸틴 대통령에게 연내 편한 시기 중국을 방문하도록 공식 초청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국빈방문한 데 대한 화답이다. 동시에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전쟁범죄 행위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황을 개의치 않는다는 제스처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2016년 ICC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ICC의 관할권 밖이며 어떤 결정도 자국에 효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드미트리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방문 첫날 양국 정상 간 매우 심도 있는 의견 교환과 진지한 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의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이 논의됐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입장’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조속히 대화를 재개하고 휴전을 모색할 것을 촉구하며 평화 중재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전날 4시간 30분가량 이어진 비공식 회담에서 반미 공조를 다졌다. 시 주석은 내년 러시아 대선을 언급하며 “당신의 강력한 영도 하에 러시아의 발전과 부흥은 빠른 진전을 이뤘다”며 “나는 러시아 국민이 반드시 당신에게 확고한 지지를 보낼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최고 지도자가 사석에서 할 법한 덕담을 이례적으로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을 전략적 협력 파트너로 여기는 시 주석의 속내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으로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와중에 푸틴 대통령이 실각하고 친서방 정권이 들어서는 건 최악의 시나리오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며 지난 10년간 중국이 세계가 주목하는 성과를 이뤘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중국이 지난달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을 맞아 발표한 정치적 해결에 관한 입장을 진지하게 검토했으며 건설적인 역할을 환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두 정상은 작은 사각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나란히 앉아 편안한 자세로 대화를 나눴다. 이날 회동은 2000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푸틴 대통령과 3연임을 시작한 시 주석이 서로 친밀한 사이임을 과시하는 자리였다.

미국은 둘의 관계를 ‘정략결혼’에 빗대 비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잠재적인 동맹으로 보고, 푸틴 대통령은 전쟁이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은 상황에서 시 주석을 일종의 생명줄로 본다”며 “애정이라기보다는 정략결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영토에 러시아군을 남겨두는 휴전은 러시아의 불법 정복을 재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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