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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 있어도 100만원 대출… “안 갚으면 어쩌나” 우려도

27일부터 긴급 생계대출 운영
불법 사금융 피해 최소화 조치
“어려운 사람들 위해 허들 낮춰”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위한 소액생계비(긴급생계비) 대출 상품이 오는 27일 출시된다. 불법 사금융에 노출되기 쉬운 사람들이 최대 100만원을 최저 연 9.4%의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연체자나 무소득자도 일정 조건만 갖추면 긴급생계비를 대출받을 수 있는 ‘실험적 제도’로 평가된다. 다만 대출금을 제대로 갚지 않는 등 ‘도덕적 해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21일 불법 사금융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액생계비대출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대출 신청 대상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이면서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인 만 19세 이상이다. 조세 체납자나 대출·보험 사기와 위변조 사건 등에 연루된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 대출받을 수 있다. 연체자가 소액생계비대출을 신청할 경우엔 채무조정 진행을 전제조건으로 대출을 지원한다.

대출 한도는 최대 100만원이다. 최초에 50만원을 받을 수 있고 6개월 이상 이자를 성실히 납부하면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병원비 등 자금 용처를 증빙하면 최초에 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금리는 기본 연 15.9%이지만 간단한 금융교육을 받으면 금리가 0.5% 포인트 인하된다. 또 이자를 제때 갚으면 금리가 6개월마다 3% 포인트씩 낮아진다. 금융교육 이수를 한 뒤 50만원을 빌렸을 경우 최초 월 이자 부담은 6416원이며, 6개월 후 5166원, 1년 후 3917원으로 낮아질 수 있다. 만기는 기본 1년이며 최장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 상품도 기존 대출 상품과 마찬가지로 상환하지 못할 경우 연체 정보가 등록되고, 신용점수에 반영된다.

신청은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직접 방문해서 해야 한다. 지출용도·상환 의지 등을 상담한 뒤 당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유재훈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채무조정, 복지 및 취업 등과 연계하는 상품이어서 대면 상담만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소액생계비대출 실행 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은 문자나 전화를 통한 대출 상품 광고를 일절 진행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올해 은행권 기부금 등을 토대로 마련된 재원으로 모두 1000억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은행권은 소액생계비대출 재원으로 2024~2025년 매년 500억원씩 추가 기부할 예정이다.

긴급생계비 대출 상품은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취약층을 돕는다는 취지로 설계됐다. 하지만 대출자의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 제도를 악용해 대출금을 일부러 갚지 않는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것이다. 유 국장은 “제도가 (대출받기) 쉽게 설계돼 있어 (도덕적 해이를) 막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정말 어려운 사람을 위해 허들을 낮춘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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