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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때 헤어졌지만… “가족 DNA 등록이 상봉 성공률 높였다”

실종 아동 어떻게 가족 만나나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아동권리보장원 사무실에 중년의 여성 2명과 남성 1명이 앉아 출입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날은 세 남매가 43년 전 잃어버렸던 막내 여동생 조묘진(48)씨를 만나는 날이었다. 사무실로 여동생이 들어서자 한 여성이 “언니하고 눈매가 닮았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른 여성은 “네가 묘진이니”라며 다가갔다. 이들은 막내 여동생이 실종되기 전 추억을 더듬으며 “외할머니가 ○○지역에서 사셨다” “외삼촌이 하던 약국이 근처에 있었다”고 말했고, 묘진씨는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고 말했다. 서로를 확인한 세 사람은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큰오빠는 울음을 참으며 창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묘진씨는 다섯 살 때 서울 동작구에서 부모와 헤어졌다. 어릴 때여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어느 양부모 밑에서 자랐다. 오빠도 둘 있었고 ‘묘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살았다. 다행히 본인의 이름이 ‘조묘진’이라는 사실은 기억하고 지냈다고 한다.

묘진씨에게 잃어버린 가족의 존재는 문득문득 떠올랐다. 그러다 올해 1월 인터넷 포털 검색창에 본인의 이름을 검색해봤다고 한다. 그러자 이름과 함께 자신의 얼굴 사진이 걸려 있는 사이트를 찾았다. ‘덕신하우징’이라는 기업의 홈페이지가 검색됐다. 이 회사는 아동권리보장원 실종아동 홍보협력기관으로, 아동들의 실종 당시 사진과 지역, 신체 특징 등 정보를 노출하고 있다. 묘진씨는 이 사진을 발견해 클릭했고 덕신하우징으로 전화를 걸었다.

제보를 넘겨받은 아동권리보장원은 기본적인 실종자 질문을 건넸다. 그래도 가장 정확한 건 DNA 검사였다. 실종아동이나 실종아동 가족이라고 생각되는 당사자는 근처 경찰서를 찾아서 DNA 검체 채취를 하면 된다. 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넘겨받아 검사를 진행하고, 아동권리보장원은 검사자 신상정보를 관리한다. 직계가족 중 부모자녀 관계에 대해서는 유전자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되면 일치되는 유전정보를 찾을 수 있지만 형제자매 관계의 경우 아동권리보장원이 일대일 대조를 통해서만 일치 여부를 확인한다. 대략적인 유사성만 따져보는 1차 검사에서 ‘일치’가 나오기도 하지만 실제 2차 정밀검사를 거쳐야만 당사자에게 검사 결과가 통보된다. 검사 결과 이들은 묘진씨와 형제자매 관계임이 최종 확인됐다.

묘진씨는 운이 좋은 경우였다. 정상영 아동권리보장원 실종아동전문센터장은 “묘진씨의 형제가 동생을 찾아 달라고 아동권리보장원에 사진 홍보 등 정보 활용에 동의했고, 적극적으로 찾기 위해 DNA도 등록해 둔 상태였다”며 “특히 헤어진 지 30년이 넘는 장기 실종아동의 경우에는 DNA 검사를 통해 찾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가족을 찾은 실종아동의 개명 신청이나 사후 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매년 2만명이 실종되지만…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2021년 실종된 18세 미만 아동 수는 2만1379명이다. 2018년 2만1980명, 2019년 2만1551명, 2020년 1만9146명으로 매년 2만명꼴로 가족과 헤어지는 셈이다. 특히 20년 이상 가정에 복귀하지 못한 장기 실종아동이 820명에 달했다. 정 센터장은 “장기 실종아동의 부모들은 경제적인 문제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굉장히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며 “특히 ‘내가 아이를 잘 살폈어야 했는데’ 하는 죄책감에 ‘그날’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DNA 데이터베이스 등록률은 여전히 저조하다. 지난달 기준 검체 접수 누적건수를 살펴보면 아동의 경우 1만4492건이지만 보호자는 4260건에 그쳤다. 2004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DNA 검사를 통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실종아동은 685명이었다. 적극적으로 DNA 검체를 접수하면 추가로 찾을 수 있는 실종아동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금란 아동권리보장원 원장 직무대리는 “‘실종아동 찾기’를 위해서는 기관들의 유기적 협업체계뿐만 아니라 실종아동과 가족들의 적극적인 유전자 등록 및 홍보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실종아동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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