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쑨 국민연금, 선방한 해외 연기금… 다 이유 있다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 비중 60%
전문가가 기금 굴리는 독립적 체계


캐나다연금투자(CPPI)는 해외 주요 연기금 가운데 ‘수익률 모범생’으로 꼽힌다. CPPI의 최근 10년간 평균 수익률은 10.0%에 이른다. 같은 기간 한국 수익률(4.7%)의 배 수준이다. CPPI는 국내외 금융시장이 출렁했던 지난해에도 평균 수익률이 -5.0%에 그쳐 주요국 연기금 가운데 선두권을 차지했다.

CPPI의 수익 비결은 높은 대체투자 비중이다. 사모펀드·부동산 등으로 구성된 대체투자 비중이 60%에 달한다. CPPI는 글로벌 무역분쟁이 있던 2018년에도 수익률 8.4%를 기록했다. 당시 주요 연기금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였다. 전통자산인 주식·채권 가격이 모두 급락한 지난해에도 변동성 낮은 대체투자자산이 수익률 방어에 효과적이었다.

무엇보다 자산배분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CPPI의 경우 자체적으로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며 장기 수익률 제고에 나섰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짤 때 특정 자산군에 대한 목표 비중을 설정하지 않고, 적극적인 액티브 운용으로 초과 수익을 낸다. 시장 상황에 따라 독립적인 비중 조정이 가능한 구조다.

이는 캐나다가 기금 운용을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독립적인 구조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CPPI는 모두 민간 투자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네덜란드 공무원연금(ABP)도 100% 기금운용자회사인 APG를 설립해 독립적으로 자산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연기금이 고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결국 자산배분 전략이 중요하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통 연기금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률도 높았는데 지난해엔 대체투자 비중이 높은 곳이 좋았다”며 “결국 누가 효율적으로 자산배분을 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나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의 경우 자산배분을 기금운용위원회가 하는데 전문성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충분한 운용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캐나다의 운용역 1인당 운용 규모는 2600억원 수준이다. 네덜란드는 6500억원, 미국은 1조4300억원 정도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운용역 1인당 2조원을 담당하고 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CPPI 상임 임원의 평균 보상액은 성과급을 포함해 67억원으로 국민연금 연봉(1억5000만원 수준)과는 비교가 안 된다”며 “확실한 동기 부여로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를 스카우트해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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