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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집요한 이단 극복할 열정·헌신 필요하다

전병선 미션영상부장


대학 1학년 때 일이다. 이단 하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이단 사이비를 다룬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보고도 당시 그 여자 동창을 떠올렸다. 대학 교정을 가로질러 걸을 때 그 친구와 마주쳤다. 중학교 졸업하고 처음이었다. 친구는 무척 반가워하며 지난밤 꿈에 나를 봤다고 했다. 마침 같은 방향으로 가려던 참이라며 오던 길로 돌아섰다. 그러고는 근처에 있는 교회에 잠시 들러야 하는데 같이 가자고 했다. 2층 상가교회로, 감리교회 간판이 달려 있었다. 친구는 교회 사무실로 들어가고 필자는 로비에서 기다렸다. 10여분 지난 후 한 전도사를 데려오더니 잠시 좋은 말씀을 듣고 가라고 했다.

친구는 이미 필자가 교회에 다닌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오랜만에 만나서 좋은 말씀을 듣고 가라니. 뭔가 이상했다. 그래도 쉽게 거절하진 못했다. 칠판이 설치된 공간으로 안내됐고, 그 전도사가 강연을 시작했다. 진리를 엄청나게 강조했는데 평소 교회에서 듣던 것과 내용이 비슷한 것 같으면서 달랐다. 명확히 무엇을 알아서라기보다는 느낌이 그랬다. 그래서 강사의 말을 몇 번 끊다가 시간이 없어 가야겠다고 일어섰다.

당황스러운 일이 그때 벌어졌다. 그 동창이 양팔을 벌려 앞을 가로막았는데 눈물을 펑펑 쏟았다. 제발 조금만 듣고 가라며 애걸했다. 몸을 밀치고 나가려 했지만 온 힘을 다해 버텼다. 그 표정이란 간절함, 절박함 그 자체였다. 이단이라고 확신하지 않았다면 그냥 들었을 것이다. 그때 이단에 빠지면 어떻게 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한편으론 가짜 복음을 전하면서 저렇게 열심일 수 있을까 크게 자극을 받았다.

진짜 복음을 전하는 우리 정통 기독교는 어떨까. 필자 조카의 예를 들고 싶다. 대전에 사는 조카를 전도하기 위해 지역의 한 교회에 개인적으로 부탁을 했다. 청년 대학생 사역이 활발해 취재하게 된 교회였다. 조카가 인근 대학에 다니고 있으니 복음을 전해 달라, 신앙 훈련까지 시켜 달라고 했다. 담당 목회자에게 신상 정보를 건넸다. 이후 전화가 한 번 왔다. 조카와 연락을 했고, 조카의 학교생활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연락은 다시 없었고 조카로부터 별다른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조카는 여전히 전도 대상자다.

개인적인 경험을 일반화하긴 어렵겠지만 전도 열정으로 본다면 이단과 정통 기독교의 차이가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이단들은 체계적이고 최선을 다해 포교한다. 다양한 도구들을 개발하고 이를 적극 활용한다. 청년·대학생 포교를 위한 설문조사, 영어 공부모임 등은 이미 오래됐다.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앱을 개발하고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그들의 가짜 복음, 거짓 교리를 영상으로 서비스한다.

그렇게 해서 일단 관계가 만들어지면 집요하게 공략한다. 신천지에선 포교 대상 1명에게 기성 신도 3명을 붙여 3개월간 집중적으로 돌본다. 그러다 보면 가족 같은 관계,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이단이라는 것을 안다 해도 그 관계 때문에, 그 돌봄이 아쉬워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한다.

반면 정통 기독교인들은 진짜 복음을 전하는데도 주저하고 핑계를 대고 무관심하다. 우리 안에는 생명이 있다. 그 생명을 전하면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시고 그들에게도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고 약속하셨다. 물론 많은 기독교인이 전도하고 선교한다. 하지만 이단들의 포교 열정에 비하면 아직 미흡하다.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우리는 더 기도하고 헌신하고 희생해야 한다. 이단들의 집요함, 치밀함을 넘어설 열정과 헌신이 필요하다.

‘나는 신이다’를 보면 이단에 빠진 이들이 안타깝다. 어떻게 하다 이단에 빠지게 됐는지, 이단의 폐해와 교주의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 왜 나오지 못하고 있는지…. 그 책임은 진짜 복음, 예수를 전하지 못한 우리에게도 있다. 미혹의 영으로 눈먼 자들에게 사실을 들이댄다고 그게 사실이라고 믿을까. 먼저 그 눈을 뜨게 해줘야 한다. 예수를 믿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복음을 전해야 한다.

전병선 미션영상부장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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