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성별 선택 임신?… 교계 “창조섭리 어긋나”

미국 웨일코넬 의대 정확도 80%
‘아들딸’ 구별 인공수정 기술 성공

“생명경시·성비 불균형 낙태 등
문제 발생” 우려 목소리

미국의 한 의과대학에서 성별을 구별해 인공수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논란을 빚고 있다. 기독교계에서는 창조섭리에 어긋나며 심각한 생명윤리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갓 태어난 영아의 발이 앙증맞다. 게티이미지뱅크

성경은 인간이 모태에 있기 전부터 하나님이 인간을 성별하셨다고 기록하고 있다.(렘 1:5) 현대과학의 발전으로 원하는 유전자를 편집하는 ‘크리스퍼 가위’ 기술에 이어 최근 정자의 성을 선택해 배아의 성별을 얻는 기술이 성공했다. 성별과 관련된 질환 등 타당한 이유 없이 배아의 성별을 부모의 기호에 의해 선택하는 것은 많은 나라에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교계는 인간이 생명 영역에 개입하는 것은 성경 원리에 어긋날 뿐 아니라 생명경시 현상, 성비 불균형, 낙태 및 동성애 확산 등을 일으킬 수 있다며 강하게 우려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웨일코넬 의대 지안피에르 팔레르모 교수팀이 정자의 성을 선택해 인공수정을 한 뒤 원하는 성별의 배아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정확도는 80%에 달한다.

연구팀은 정자의 염색체가 남성(Y)인지 여성(X)인지에 따라 무게가 약간 다른 점을 이용했다. 정자를 성별로 선별한 뒤 아들을 원하는 부부에게는 Y염색체 정자, 딸을 원하는 부부에게는 X염색체 정자로 인공수정을 했다.

그 결과 딸을 원하는 부부 59쌍은 292회 인공수정에서 231회(79.1%) 딸 배아를 얻는 데 성공했고, 아들을 원하는 부부 56쌍은 280회 인공수정 가운데 223회(79.6%) 아들 배아를 얻었다. 실제 부부가 원하는 성별에 따라 딸 16명과 아들 13명이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팔레르모 교수는 “이 기술은 효율적이고 저렴할 뿐 아니라 매우 안전하며 윤리적으로도 받아들일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계에서는 “배아의 성별을 선택하는 행위가 성경의 가르침과 맞지 않는다”고 선을 긋는다. 이승구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공동대표는 “성별을 구분하는 인공수정 기술은 인간의 필요에 따라 임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생명을 규정하는 주관자가 하나님이 아닌 인간이 되는 역전 형태”라고 비판했다.

‘베이비박스’ 사역을 하는 이종락 주사랑공동체교회 목사는 “창세기 1장 27절 말씀처럼 남녀 성별을 선택하는 부분은 하나님의 영역”이라며 “‘맞춤 아이’를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기독교 관점에서는 용납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조금 다른 의견도 있다. 홍순철 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은 인공수정 기술이 생명의 시작으로 보는 수정체 이전에 진행되기에 문제를 삼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다만 “기술 자체의 시비를 가릴 수 없다고 해서 사회적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며 “이 기술이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특정 국가에서 상용화되면 앞으로 심각한 성비 불균형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공수정 기술을 활용해 생명 영역에 개입하는 문제로 인해 낙태와 동성애 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공동대표는 “사람이 생명 문제를 결정할 수 있다는 태도로 생명경시 현상이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기술은 현 사회에서 쟁점이 되는 낙태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 소장도 “실제로 영국의 동성애 부부들이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구매해 인공수정을 하는 사례가 있다. 이 기술이 동성애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김아영 기자 김나영 김동규 인턴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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