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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청소년’ 찾아가는 상담, 부모 거부로 무산 일쑤

여가부 상담요원들 어려움 토로
가정폭력 등 외엔 부모 동의 필수


경남 창원의 한 중학교 2학년생인 A군(14)은 ‘은둔형 청소년’이다. 3개월 동안 집 밖으로 나오는 걸 보지 못한 이웃주민이 주민센터에 신고했다. A군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여성가족부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관계자들이 부모에게 가정방문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현재 A군은 상담을 받지 못하고 집 안에 방치된 상태다.

A군의 부모를 설득하려던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고 한다. A군 학교에서도 그가 등교하지 않자 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A군 부모는 센터 관계자들이 가정방문을 하려 할 때면 연락을 받지 않았다.

여가부가 내년에 고위기 청소년 심리지원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부모 동의를 필수로 받아야 하는 조건 탓에 제3자가 개입하기 어렵다는 토로가 나온다.

여가부는 현재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청소년 동반자(상담요원)들이 고위기 청소년을 찾아가서 지원하는 ‘청소년 동반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여가부에 따르면 14세 미만의 경우에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상담 전 부모 동의를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15세 이상 19세 미만의 경우 부모 동의가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상담자가 부모와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의를 얻는 경우가 대다수다.

여가부 관계자는 26일 “과거에 부모 동의 없이 상담을 진행했다가 부모가 센터를 고발한 사례가 있어서 현장에서는 미성년자의 경우 연령과 상관없이 부모 동의가 중요해졌다”며 “다만 가정폭력, 자살 고위험군 등 확인이 즉시 필요한 경우는 부모 동의 없이 상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센터 관계자들이 부모 동의를 받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특히 위기 청소년 중에는 부모가 자녀 문제에 무관심하거나, 가정형편상 서로 떨어져 지낸다는 이유 등으로 접촉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한 청소년 동반자는 “부모가 거절하면 센터에서 고위기 청소년으로 접수할 수 없어 아이 상태를 전혀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아이가 문제아로 낙인찍히는 것을 우려해 상담을 거부하는 부모들도 있다고 한다.

현장 전문가들은 주변 이웃이나 유대관계가 형성된 주민센터 관계자 등을 통해 아이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부모에게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유동준 충남 천안 청소년상담복지센터 팀장은 “복지지원을 위한 가정방문 때 고위기 청소년이 있는지 확인하고, 부모에게 상담까지 권유해야 한다”고 했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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