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내가 널 포기하지 않았듯 누구든 포기하지 마라”

<68> 안양시남자단기청소년쉼터 한관희 공동대표

“이와 같이 이 소자 중에 하나라도 잃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니라.”(마 18:14)


1994년 강원도 모 소년원에서 성복(가명)이를 만났다. 서너 살 무렵 바닷가에서 발견돼 보호시설에서 성장한 성복이는 시설 형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 가출을 반복한다. 거리를 헤매던 성복이는 배고픔을 못 참고 통조림과 빵 몇 개를 훔치다 소년원에 들어가게 됐다.

보호 기간이 끝난 뒤 소년원에서 아이 보호를 의뢰해 성복이는 우리 교회에서 보호하게 됐다. 중학교에 복학한 성복이는 지각 한 번 하지 않는 성실한 학생으로 변했다. 하지만 사탄은 아이를 그냥 두지 않았다. 교회 인근에 거주 중이던 장애인 출소자에게 추행을 당했고 성복이는 강릉으로 돌아갔다.

강릉으로 돌아간 성복이는 어느 날 동네 후배가 자동차 문을 따고 안을 뒤지는 동안 차 주변에 서 있다 주인의 신고로 체포된다. 두 아이 중 차 문을 딴 후배는 초범이기에 훈방되고 성복이는 소년원 전과로 구속됐다. 나는 아내와 함께 성복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강원도를 10여회 이상 왕복하며 재판부에 탄원했고, 이 덕분인지 성복이는 집행유예 처분을 받아 교회로 데려올 수 있었다.

하지만 성복이는 불과 2개월 뒤 다시 강원도로 돌아갔고 이번엔 추위를 피하려 승용차 안에서 잠을 자다 체포됐다. 집행유예 기간이었던 성복이는 실형 1년을 선고받고 김천 소년교도소로 내려갔다. 우리 부부는 김천까지 700리를 왕복하며 옥바라지를 했다. 하지만 교도소에서 출소한 성복이는 또 강릉으로 갔고 친구들과 물건을 훔치려다 체포됐다.

성복이를 만난 지 5년 동안 강릉과 김천으로 수천 킬로미터를 오가며 뒷바라지를 했는데…. 허망한 마음으로 교회 강단에 올라가 기도했다. “하나님 아버지, 참으로 씁쓸합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데 이제 5년이니 앞으로 5년 더 투자하면 결과가 있겠지요….”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런 감동을 주셨다. “한 목사, 너는 10년 만에 사람 됐니?” 너무도 기가 막힌 음성이었다. 돌이켜보니 예수님을 영접하고서도 10년 안에 사람 되지 못한 사실을 깨달았다. “하나님 아버지, 나 같은 죄인을 위해 오랜 시간 인내하셨음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앞으로 10년 이상 인내하겠습니다.”

그런데 다시 음성이 들렸다. “내가 너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네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니냐. 누구라도 내가 포기한 증거가 없는 이상 포기하지 말아라.”

이 음성을 듣고 20여년 세월이 지난 오늘도 만나는 소자들을 하나라도 잃지 않기 위해, 그리고 포기하지 않기 위해 기도한다.

약력 △호계평화교회 담임 △안양시남자단기청소년쉼터 공동대표 △안양시기독교연합회 50대 대표회장 △법무부(청주교도소) 교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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