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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RA 세부지침 곧 윤곽… K배터리·소재 ‘뒷심’ 받나

지난해 공개 법안과 동일 수준 전망
‘핵심 광물·부품 조달국 범위’ 관건
印尼·아르헨 포함 땐 국내기업 호재


미국 재무부가 전기차·배터리 등 차세대 산업에 대한 인센티브 혜택을 규정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지침을 오는 30일(현지시간) 발표한다. 지난해 말 백서 형태로 공개한 법안을 구체화한 시행령이 윤곽을 드러내는 것이다. 핵심은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광물 및 부품의 ‘조달국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하느냐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니켈·리튬 등을 주로 조달하는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가 조달국에 포함되면, ‘K-배터리’의 북미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청신호가 켜진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지난해 12월 29일 IRA 법안 백서에서 전기차·배터리 세액공제 혜택의 밑그림을 제시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부품 중 50% 이상을 북미에서 제조하거나 배터리 핵심 광물을 40% 이상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하면 3750달러씩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이 기준은 계속 올라간다. 배터리 부품은 2029년까지 100% 북미 생산으로, 핵심 광물은 2027년까지 80% 이상 조달해야 한다. 사실상 ‘탈중국’ 및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위한 시간표를 제시한 것이다.

전 세계 전기차·배터리 업체들은 IRA 세부지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한국 배터리 제조·소재 기업의 북미 투자 및 시장 점유율 확대를 좌우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FTA 체결국은 아니지만, 한국의 핵심 광물 조달처인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등이 조달국 지위를 받으면, 한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배터리 생산 세액공제(AMPC) 조항은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실적 성장 요소로 주목을 받는다. AMPC는 미국 내 생산규모에 따라 제공하는 인센티브 제도다. 금융투자업계는 배터리 셀과 모듈에 킬로와트시(㎾h)당 각각 35달러, 10달러의 AMPC 혜택을 적용할 경우 업체별로 수조원 규모의 추가 실적 반영이 이뤄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배터리를 구성하는 주요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가 ‘핵심 광물’ 지위를 유지할지도 관심사다. 백서대로 광물 분류가 유지된다면, 한국 공장에서 제조해도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배터리 부품으로 정의가 바뀐다면 북미 지역 생산으로 자격 요건이 달라진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앞서 제시한 백서와 동일한 수준에서 세부지침이 나올 것으로 예측한다. 하지만 미국 내 정치 상황은 향후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전기차·배터리 산업 육성이라는 큰그림과 미국 내 여론에 따라 내용이 계속 수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IRA 예산 지출 규모를 1조2000억 달러(약 1560조원)로 추산한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의 IRA 보조금 정책은 결국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한 것”이라며 “한국 배터리 산업의 중장기적 생존전략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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